익명의고스트
클리셰 SF 세계관의 크리쳐는 그어그어하고 울지 않는다 1
MDWT/CoC

 

 
그림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청연은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어깨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여본다면,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그보다, 청연의 상처에서 흐른 피가 차가운 웅덩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발생한 참혹한 상황에,
 
청연: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에이씨... 폼 다 구겨졌네.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오래된 라디오의 잡음 섞인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오늘은 크리쳐 발생 사…으로부터 866……니다. 안심…시오, 국민……."
"안심, 안심하십시오. 안전지대의 최전방은 최강의 인류에게 지켜지고 있습니다."
 
안전지대가 무엇인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나이가 기억나지 않습니다.
 
출생지, 부모, 무엇을 하던 사람이었는지조차 기억해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일어나야 합니다. 이런 곳에 누워있을 시간이 없으니까요.
 
바짝 마른 입에서 혈향이 느껴지고,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치밉니다.
 
피 웅덩이 속에 계속 누워있다간 다양한 사인 중 하나로 죽어버리고 말 테니 욕구대로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청연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상처를 보아하니 팔이 달랑달랑하게 달려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제법 잘 움직이네요.
 
던져둔 총을 주워들어도 크게 부담 가지 않습니다.
 
사방에 눈이 쌓여 질리도록 새하얗습니다.
 
이곳은 도시 외곽, 아득하게 휘몰아치는 검은 눈보라 너머로 야경이 빛나고 있습니다.
 
드문드문 어둠이 잠식한 도시의 야경은 어쩐지 위태롭고 쓸쓸합니다.
 
청연: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지금 도시 야경이 문제야? 내 몸뚱아리가 문제지
 
멀지 않은 곳에서 라디오 소리가 들립니다. 소리의 출처는.......
 
어라, 불 앞에 낯선 사람이 등을 돌린 채 앉아있습니다. 저곳에서 들리는 것 같네요.
 
원인을 알 수 없는 허기와 살벌한 추위가 청연을 괴롭힙니다.
 
저 사람에게 무언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주지 않는다면 억지로 빼앗는다거나, 아무쪼록 총을 가진 당신에겐 많은 방법이 있겠죠.
 
청연:...그정도의 인정머리가 있었으면 일단 내 몸뚱이부터 주워주지 않았으려나 싶은데.
에이씨 몰라.
야! 가진 거 다 내놔. 대가리도.
 
"야! 가진 거 다 내놔. 대가리도."
 
그 말과 함께 두 사람의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집니다.
 
청연:이거 이렇게 박제하는거냐고
 
당연하지.
 
매끄러운 눈의 등을 밟을 때마다 볼품없는 소리를 내며 발이 잠깁니다.
 
온기, 식량, 그 외 다양한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들뜨기까지 합니다.
 
어쩐지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 같기도 해요.
 
등을 돌린 사람은 당신이 바로 뒤에 왔음에도 고개를 돌리지 않습니다.
 
레토르트 식품의 푹 익은 건더기를 일회용 포크로 휘저을 뿐, 라디오 소리에 푹 빠져 있습니다.
 
여전히 최강의 인류를 운운하는 걸 보니, 분명 시답지 않은 가십 뉴스겠지만요.
 
문득 청연은,
 
자신의 숨이 굉장히 거칠어졌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이 사람에게 왔나요?
 
그러니까, 여긴 너무 춥고, 배가 고프고, 그래서,
 
식량과 온기를 얻기 위해서, 그리고,
 
아, 맞습니다…….
 
청연:무엇이든 좋으니 죽여버리고 싶어.
 
라고,
 
생각해버렸는지도 몰라요.
 
부추기듯 두드리는 심장 고동 소리를, 당신은 결국 참지 못하고 낯선 사람에게 달려듭니다.
 
아니, 달려들었을 겁니다. 분명 달려들지 않았나요?
 
작동 방식도 알지 못하는 총은 내던지고, 무기가 될 만한 무언가를 잡는다거나,
 
없다면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을 세운다거나……. 대충, 그랬던 것 같은데…….
 
:"―――!"
 
굉음이 울리고, 허수아비가 쓰러지는 것처럼 무기력한 퍽! 소리와 함께,
 
청연의 세상이 한 번 크게 뒤집히더니, 어느덧 낯선 사람은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흩날리는 붉은 머리칼, 형형하게 빛나는 저 두 눈.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부는 바람과 내리는 눈,
 
그것들로만 이루어진 전부 잿빛인 세계에서… 홀로 살아서.
 
문득, 청연은 가슴이 허합니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이를테면 심장이라거나.
 
청연, 아래를 확인해 보세요.
 
... 이런, 내려다보니 정말 없습니다.
 
청연:뭐가, 없는데.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야 할 장기들은 존재하지 않고, 휑한 구멍이 붉고 끈적한 액체를 토해내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고보니 어디선가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가요?
 
정말로 잔인한 장면은 장기를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닌,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광경이라고…….
 
대단해요! 엄청난 위력이에요!
 
아마 거대한 주포 같은 것에 맞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가하게 이런 걸 추측하고 있을 땐 아닌 것 같지만요.
 
피를 토할 틈도 없이 시야 너머의 모든 것이 어두워지며, 몸을 지탱하고 있던 의식이 멀어집니다.
 
강렬한 충격과 온몸의 세포가 전멸하는 듯한 고통이란!
 
청연는 어렴풋하게나마 자신은 이제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끝? 정말? 당신의 삶이 마무리되는 걸까요?
 
GM:청연 로스트.
 
……아니, 안 돼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에,
 
청연: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3
 
(
1
 
)
 
 
=
1
 
GM:이성이 1만큼 감소합니다.
 
죽음을 받아들이거나, 혹은 받아들이지 못했거나…….
 
혼란스러워할 무렵, 시야가 가물가물한 청연의 시야에 무언가가 들어옵니다.
 
낯선 사람의 손에 들린, 끝에서 작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검고 긴, 섬세하고 복잡한 기체는, 잠에서 깨어난 당신이 집어들은 총과 꼭 닮은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날파리처럼 웅웅거리던 지겨운 라디오 소리가 말을 끝맺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시민 여러분. 아직 우리에겐 최강의 인류가 있습니다.
청연 씨와 목호 씨에 의해, 제 84 번째 안전지대는 오늘도 지켜지고 있으니까요."
 
그 말을 끝으로 모든 것이 흐려집니다.
 
낯선 사람은 무전기를 고쳐 잡고 당신에 대해 보고합니다.
 
사무적인 어조는 덤덤하게 말을 이어나갑니다. 일시적인 기억 상실, 전투에 대한 비정상적 집착, 일단 한 번 리셋 했으며, 다음 소생까지 남은 시간은…….
 
와우! 저 사람은 정말 어딘가의 SF 장르 클리셰 영화 등장인물처럼 말하는군요.
 
그런데, 방금 라디오가 뭐라고 말했죠?
 
정말, 이상.......
 
.......
 
GM:꺼져가는 의식의 틈을 비집고, 청연의 '소중한' 기억이 회복됩니다.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청연는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가슴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여본다면,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그보다, 청연의 상처에서 흐른 피가 차가운 웅덩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발생한 참혹한 상황에,
 
청연: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이성 감소 없습니다.
 
이전 소생 직후와는 달리, 혼란스러움은 한결 덜합니다.
 
짜증 나는 라디오 소리는 더 들리지 않습니다.
 
청연이 한층 더 어둡게 가라앉은 회색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묵직하게 눈 바닥을 밟는 군화 소리가 가까워집니다.
 
목호:이제 정신이 들었나?
 
청연:...꺼져.
 
목호:다행히 멀쩡한 것 같군.
전자기기도 맞으면 고쳐진다던데, 크리쳐도 TV 같은 건가....
 
한 대 때려줄 수도 있습니다.
 
청연:하... 내 팔 붙어있어?
없어도 이리와 개자식아. 그 TV가 물어뜯어줄테니까.
 
목호:(당신의 매서운 말을 평소처럼 가볍게 넘긴다.) 매번 널 죽이는 건 힘들어.
 
그래요. 목호도 청연을 처참하게 살해한 뒤엔 마음이 아프겠죠.
 
역시 당신의 소중한 전우입니다.
 
청연:웃기시네 양철나무꾼 같은게...
 
목호:가끔 한눈판 사이에 까마귀가 물고 가는 일도 있다. 그걸 찾아오는 게....
 
소중한... 전우...
 
입니다.
 
청연:하... 어쩌다 이딴 곳에 태어나서 저게 배정된거지.
파트너 바꿔달라고. 듣고 있는거냐 이 (검열)
 
목호:그래, 나도 청연 네가 파트너라서 좋다.
너도 참 지치지도 않는군. 매번 상부에서 퇴짜놓는 걸 알면서도 그런 요구를 하다니.
 
청연:말이 안 통하네. 됐다, 진짜...
일으켜줘. 내 발로 걷기 싫으니까.
 
목호가 내민 손을 잡고 일어나면, 주변이 눈에 들어옵니다.
 
시간이 꽤 흘렀는지 아까 보았던 음식과 모닥불은 이제 보이지 않습니다.
 
청연:너만 입이냐? 치사하게 지만 먹고 치우네.
 
목호:청연. 임무를 마친 뒤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 기억하나?
 
청연:...임무?
 
청연: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머리가 터졌나.
 
목호:(고개를 저으며) 과다출혈이었다. 네가 소생하는 것에 맞춰 식사를 만들고 있었는데...
(청연이 덤벼들었던 일을 설명하는 대신 침묵한다.) 어째서인지 이번 소생은 유독 느리더군.
식어버릴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었다.
 
청연:돼지 자식.
데워서 달라고 배고파서 지금 널 잡아먹게 생겼으니까. (쾁쾁쾁)
 
목호:(쾁쾁쾁 물리면서 방탄복의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안에서 초코바 하나를 꺼내 보인다.)
 
청연:(그냥 계속 깨물음)
 
목호:(뽀시락뽀시락, 이번엔 얼어붙은 손끝으로 봉지를 예쁘게 까 내민다.)
 
청연:(콱, 깨물어서 우적우적 먹음)
간에 기별도 안 가네.
 
간이 없는데도욧!?
 
청연:저자식 간을 뺏어야지
 
구미호 PC...
 
청연:내가 좀 잘생기긴 했지.
 
제법 앙큼해.
 
목호:(당신이 제대로 음식을 먹는 것을 확인한 뒤, 이번에는 지도를 꺼내든다.) 방금 소생한 너에겐 안타까운 일이지만, 시간이 꽤 지체되어 바로 다음 임무에 돌입해야 한다.
 
GM:핸드아웃이 지급됩니다.
 
청연:아... 미친 블랙기업 같으니라고. 병가내줘.
 
목호:그러고 보니 임무 전의 네가 병가를 낸 일도 있었지. (물론 반려당했지만. 그렇게 중얼거리며 고개를 주억거린다.)
 
청연:뭐 처 듣지도 않네, 이젠... 그래 너 듣고 싶은대로 들어라.
하루 내로 끝내고 밥 먹는다 내가.
 
각오를 다진 청연과 목호가 장비 점검을 끝내고 일어섭니다.
 
매서운 칼바람에 반복 재생을 눌러둔 영상처럼 규칙적으로 머리카락이 흔들립니다.
 
A시의 오늘 날씨는 영하 20도,
 
방한복을 뚫고 싸늘한 냉기가 침입합니다.
 
목호가 무어라 더 말하려는 듯 입을 벙긋거리지만, 이내 거대한 소음에 묻혀버립니다.
 
쌓인 눈을 날려버리는 강한 바람,
 
그리고... 헬기입니다.
 
두 사람을 태운 헬기는 상공으로 날아오릅니다.
 
청연:여기서 옷 갈아입어도 되나...
 
그럼 제가 살짝 즐겁겠죠?
 
옷 갈아입는 묘사 해주면 바꿔드림...
 
청연:아니 내 옷이 지금 옷인지 피에 절은 걸레짝인지 모르겠잖아.
그냥 갈아입었다고 치자.
 
여기 SF 세계관이라 최첨단인 옷은 알아서 수복됩니다!
 
내새끼 춥게 다니지 마.
 
여며.
 
청연:근데 왜 쟤 정신머리는 수복이 안 돼지...
 
그건 어쩔 수 없음.
 
... 목표 지점은 일주일 전 크리쳐에게 점령당한 A시,
 
전력이 채 끊기지 않은 유령 도시.
 
창 아래로 펼쳐진 야경은 눈이 시리도록 푸른 빛을 띠고 있습니다.
 
음울한 빛 사이 드문드문 자리 잡은 어둠은, 분명 도시의 예비 전력이 다해가고 있기 때문이겠죠.
 
감상에 젖어있을 때가 아닙니다. 전력이 끊긴다면 생존자를 구해낼 수 있는 확률도 떨어질 테니까요.
 
헬기의 문이 열리고, 따가운 겨울바람이 휘몰아칩니다.
 
복잡한 머릿속이 한결 식는 것 같습니다.
 
발각당할 위험이 있으므로 헬기는 착륙하지 않습니다.
 
같은 이유로 낙하산 또한 없습니다.
 
내려갈 방법은 단 하나. 목표 착륙 지점은 점점 가까워지면…….
 
갈까, 라는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목호와 청연은 맨몸으로 도심에 뛰어듭니다.
 
쿵!!!
 
허공을 한 바퀴 돈 청연이 착지한 시멘트 바닥에 굉음과 함께 금이 가며, 사방으로 파편이 흩어집니다.
 
파괴력과는 달리 미끄럼틀을 타듯 능숙한 착지입니다.
 
문제는 조금도 없습니다.
 
까딱 잘못하면 머리로 박을 수도 있지만, 뇌가 터져도 살아나는 체질이라 가능한 작전이죠.
 
사실, 이 소리 때문에 발각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헬기보다는 눈에 덜 띄는 방법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두 사람 몫의 짐가방은 내려두고, 아직 떨어지는 중인 목호를 받아볼까요.
 
청연:
민첩
기준치: 99/49/19
굴림: 1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내가 진짜 봐줬다.
 
이제는 익숙한 낙법입니다.
 
턱, 소리와 함께 청연은 목호를 애지중지 두 손으로 받아 사뿐히 안아 올립니다.
 
청연:애지중지 안 했다고.
 
애지중지. 안아. 올립니다.
 
눈 내리는 도심이 한눈에 보이는 높은 건물의 옥상,
 
단둘이네요.......
 
청연:내 말 듣고 있냐?
 
낭만적이죠?
 
청연:하... (내팽겨침)
 
목호:(철퍼덕, 꼴사납게 바닥에 떨어지... 면 청연이 기뻐했겠으나, 완벽한 자세로 착지한다.)
 
청연:내가 언젠가 너 진짜 놓치면 실수가 아니라 고의인줄 알고 있어라.
 
목호:늘 놓치지 않고 받아줘서 고맙다, 청연. (빵긋!)
 
청연:(오리주댕이내밀기)
 
목호:(오리주댕이... 꼬집으면 혼나겠지?)
 
청연:(혼나기만 할까?)
 
목호:(... 다시 임무에 집중한다.)
 
현재 두 사람이 있는 곳은 굴지의 대기업, B사의 옥상입니다.
 
A시의 중심이자 가장 높은 곳으로, 도시의 상황을 파악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이죠.
 
새벽 2시, 시야 아래로 새카만 밤의 어둠이 펼쳐지고, 그 위에 창백한 도심의 빛이 번집니다.
 
목호는 주변을 둘러본 뒤 지도를 펼칩니다.
 
GM:탐사 구역이 공개됩니다.
 
청연:어쩐지 귓가에 자꾸
지하철 차장 얘기가 들리는 것 같으니까 지하철부터 가자
 
목호:(곧장 움직일 것처럼 굴더니, 잠시 멈칫한다.) 청연, 혹시 소생 직후의 몸에 무리가 간다면 모든 곳을 조사할 필요는 없다.
 
청연:그랬으면 일단 나를 임무에 투입하면 안 돼는 거 아니냐?
몸에 무리보다는 내 위장에 무리니까 빨리 끝내고 가자고.
 
돼지.
 
청연:꿀꿀 이자식아.
 
내 복덩이 아기 기니피그...
 
두 사람은 역 내부로 이어지는 계단을 밟고 진입합니다.
 
긴급 대피 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A역이라며 설명하던 목호가 청연을 돌아보며 묻습니다.
 
목호:지하철 타본 적 있나?
 
청연:너 같으면 나 같은 걸 지하철에 태우겠어? (심드렁)
방공호처럼 생겼네
 
목호:좀 갑갑하지? 크리쳐보다 더 어마어마한 소리가 나는데- (마치 아이에게 하듯 손까지 움직이며 설명한다.)
 
청연:그건 알거든? 이게 누굴 애로 아나. (짜증!)(날파리 쫓듯이 손 쳐냄)
 
목호:(쳐내짐에 손짓은 멈추지만, 그래도 설명은 멈추지 않는다.) 안전 구역 내라면 어디든 갈 수 있다. 면허가 없어도 말이지. 그건 꽤 편해.
 
청연:운전자가 아니니까 그야 면허는 필요 없겠지. 나랑은 관련 없는 얘기지만.
 
목호:(물끄러미 당신을 바라보다) ... 어디 가보고 싶은 곳은 없나?
 
청연:식당.
 
그래요, 크리쳐인 당신에게 있는 것이라곤 식욕과 살해욕구, 그 두 가지 뿐이죠. 정말...
 
... 정말, 그럴까요?
 
청연: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문득 떠오릅니다.
 
코를 간지럽히는 짠 내,
 
한 걸음마다 바스러지는 모래사장과 한없이 새파랗게 펼쳐지는 바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임에도, 어째서 그 장소가 생각났을까요?
 
청연:그러게. 다른 인간들과는 다르게 나는 거기서 비롯되지도 않았을텐데.
됐다, 어차피 갈 수도 없는 곳 생각해봤자지. 일이나 하자.
 
역 내부로 들어서면, 비어있습니다.
 
...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청연:
기준치: 45/22/9
굴림: 3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땡그랑 탕 탕... 돌연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납니다.
 
생존자? 아니면 크리쳐?
 
청연이 소리가 난 곳을 확인하자 그곳에는...
 
토마토 스프 한 캔이 떨어져 있습니다.
 
청연:이게 웬떡이지? 내 인생에 이런 행운이 있을리 없는데.
인?생?
 
목호:청연.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먹으면 안 된다.
 
청연:지금 배고파서 크리쳐를 뜯어먹게 생겼는데 그런 거 가리겠냐고.
...크리쳐는 맛있을까...
 
GM:아이템 '토마토 스프'를 획득합니다. HP를 1d3 회복할 수 있습니다.
 
목호:(심각한 표정으로 토마토 스프가 담긴 캔의 겉면을 살핀다.) 유통기한도 넉넉하게 남았고, 보관 상태도 양호하군.
아마 긴급 대피 구역의 물품인 것 같다. 차라리 이걸 먹도록. 크리쳐는 먹지 말고.
 
청연:일 끝나고 먹어야지. 너한테는 안 줄거야. (아직도 앙심을 품고 있음)
 
뺏어 먹을 생각은 없다고 답하는 돼지와 함께, 청연은 생존자를 찾아 이동합니다.
 
다음 장소는 어디로 할까요?
 
청연:흠, 학교나 가볼까.
너도 학교 나왔어?
 
목호:당연하지. 옛날 생각이 나는군. (즐거운 추억을 떠올리기라도 하는 듯, 얼굴에 미소가 드리운다.)
 
청연:그래? 재밌었나보네. (흘낏 미소 짓는 얼굴을 바라보곤 어깨를 으쓱이며 걸음을 옮긴다.)
 
목호:즐거웠다고 할 수 있지. 수업에서 몰래 빠져나와 시내에 놀러 간다거나...
 
청연:...네가? 몰래 빠져나가서 놀았다고?
 
목호:그런 이향을 잡으러 가는 쪽이었지. (하하, 웃는다.)
 
청연:그럼 그렇지.
 
목호:붙잡았더니 하는 말이, 여학생들은 다 같이 도망쳐서 떡볶이를 먹는... 그런 날이 필요하다고 하더군.
 
청연:남학생은 포함 안 해준대? 나도 좀 그런 날이 필요한 것 같은데. 물론 나는 학생도 아니고 그런 시도 하는 순간 난리가 나겠지만.
 
목호:그게, 아무래도 걱정되어 차라리 나도 같이 가겠다 했더니, '아빠는 빠지라고!'라며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쫓겨났다.
 
청연:진짜 아빠도 그렇게까진 안 하겠다. (으!) 이향만 고생이지 진짜.
 
목호:진짜 아버지라도 걱정하는 마음은 같지 않나? 나도 마찬가지였다만. (정말로 이향이 왜 고생이라는지 이해하지 못한 눈치다.)
 
청연:내가 지금 이 말을 몇 번째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말 진짜 안 통한다. (무시하고 학교나 뛰어들어감)
 
C고등학교의 긴급 대피 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강당입니다.
 
청연의 군홧발 소리가 학교 복도를 울립니다.
 
그래요, 목호의 추억이 어찌됐든, 처음부터 크리쳐였던 청연에게는 공감할 수 없는 일이죠.
 
문득 청연은 교실 안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청연:아니 내가 지금 공감능력 결여라고? 쟤가 주책바가지인게 아니라?
 
하.. 오케이.
 
극 T인 청연에게 극 F인 목호의 추억팔이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겠죠.
 
청연:너 나가.
 
이제 누가 GM 해주냐.
 
그렇게 교실 안을 바라보며 툴툴대는데, 뭔가, 이상하게...
 
청연: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목구멍 아래서부터 낯선 감정이 치밀어오릅니다.
 
어쩐지 간지러운 이 기분은 마치, 그리움 같습니다.
 
정말 이상하죠. 돌아갈 곳도 없는 당신인데.
 
강당 문을 열고 들어서면, 휑한 어둠만이 목호와 청연을 반깁니다.
 
청연:
기준치: 45/22/9
굴림: 47
판정결과: 실패
 
그르르르, 익숙한 울음이 뒤쪽에서 들려옵니다.
 
아무래도 내내 장식처럼 들고 다녔던 무기를 사용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청연:oO(주먹이 빠르지 않아?)
 
핵을 터트릴 때까지... 영원히 주먹질 하려고...?
 
오라오라오라오라...?
 
GM:크리쳐 19 마리와 조우합니다!
 
청연:스탠드 한 방이면 해결 빠를 거 같은데...
아쉽네.
 
GM:그거 압수.
 
청연:까비.
 
GM:약식 크리쳐 대항 전투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순서는 청연-목호-크리쳐로 진행합니다.
약식 룰이므로 반격 및 회피는 없습니다.
대 크리쳐 살상탄을 판정하여, 성공시 4d6으로 '한 번에 몇 마리를 처리했는지'를 결정합니다.
크리쳐는 자신의 순서가 올 때까지 절반 이상 남아있을 경우 공격을 시도합니다.
간지나는 전투 롤플을 해줄 경우, 판정에 보너스 다이스를 드립니다.
 
GM:준비가 되셨다면, 쏘세요!
 
청연:역시 그 토마토 스프 캔으로 내 운 모조리 써버린 거 아냐?
그런게 아니라면 나름 남들은 청춘인지 추억인지로 가득 채운 장소에서 난 이렇게 뺑이 치고 있을리가 없잖아. (투덜거리는 듯한 어투와는 다르게 즐거워하는 것 같은 얼굴로 경쾌하게 살상탄을 장전한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2
 
굉음과 함께 탄환이 무리의 중심으로 파고듭니다.
 
탄환은 한순간에 12마리에 달하는 크리쳐의 핵을 꿰뚫고,
 
단숨에 사살당한 크리쳐들은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고 무너져내립니다.
 
목호:
 
기준치: 25/12/5
굴림: 43
판정결과: 실패
피해: 0
 
다이스 왜이렇지
 
청연:(목호 쳐다봄)
 
목호:
 
기준치: 25/12/5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0
 
GM:저 다이스 오류났어요
아무것도 안떳
왜이래
설득
기준치: 10/5/2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다른것도 이상하네요??
목호가 10 마리의 크리쳐를 제거합니다.
 
간지나는 롤플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이 탁의 신이니까.
 
청연:우우.
 
남은 크리쳐 두 마리가 그어그어 울며 도망갑니다.
 
한 마리의 이름은 GM인 것 같습니다.
 
청연:19마리라며
 
죄송한데 저 크리쳐라 뺄셈 못합니다.
 
청연:나도 하는데
 
저는 좀 저능한 편.
 
청연:가라 놔줄때.
 
감사합니다!!! (허둥지둥 도망감)
 
... 다음 장소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청연:(하품...) 음, 병원이나 가볼까? 일단 뭐... 의약품이나 그런 거 있으니까, 생존자가 있으면 그쪽에 들렸겠지.
 
좋은 생각입니다.
 
J 대학 병원의 긴급 대피 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대기실입니다.
 
한 걸음 들어서면 익숙지 않은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대피하지 못한 중환자가 있는지 면밀하게 조사하던 도중, 문득 목호가 먼저 말을 꺼냅니다.
 
목호:너는 오래 아파본 적 없겠지.
 
그건 마냥 좋은 게 아니라고 가볍게 덧붙이는군요.
 
청연:그전에 네가 죽여줬으니까. 난 오래 아픈 것보단 그게 나은 것 같은데.
 
목호:... 그래. 물리적 리셋은 상부에서 지시한 사항이기도 하고, 임무의 효율성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너무 죽음에 익숙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도 드는군.
 
청연:그래 뭐... 네가 그런 녀석인건 지난 1년간 충분히 느끼긴 했어.
못 들은 거로 할게.
 
목호:청연. (타이르듯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그의 눈은 지긋지긋할 정도로 한결같은 빛을 띠고 있다.)
 
청연:못 들은 거로 하겠다고 했잖아. (평소라면 짜증을 낼 시점이었겠지만, 그런 기색 없이 담담한 얼굴이다.)
 
목호:... 이번 소생은 유난히 시간이 오래 걸렸지. 어쩌면 그게 너에게는 길게 아픈 순간일지도 모르겠군.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병실 안을 살핀다.)
 
청연:글쎄... (아팠던가? 그것보다는 불쾌함이 더 컸던 것 같은데. 네가 그런 뜻으로 말한 것은 아니겠지만.) 뭐, 됐어. 그런 거 길게 생각해봤자 머리 밖에 더 아픈가. (거칠게 제 머리를 헤집으며 큰 보폭으로 겁 없이 병실 안에 발을 들여놓는다.)
 
아팠던가?
 
청연: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문득 어떤 기억이 스쳐지나갑니다.
 
감기에 걸려 고생했었죠.......
 
어라?
 
잠깐, 당신이 감기에 걸린 적이 있었나요?
 
청연:그런 거 걸릴 리가 없잖아.
 
하지만 머리 한구석에 자리한 이 기억은, 틀림없는 당신의 기억입니다.
 
청연:시끄러워... 뭔가 착각한 거 아냐? 그럴리가 없잖아. (짜증스럽게 고개를 털어낸다.)
 
고개를 털어 잡념을 떨쳐버립니다.
 
임무를 속행하기 위해 대기실로 들어서면, 사람은 커녕 옷자락 하나 없이 휑하니 비어있습니다.
 
......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청연:
기준치: 45/22/9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대신에 사과 주스 한 팩을 발견합니다.
 
청연:맛있겠다.
 
GM:아이템이 추가됩니다. 사용하면 정신력 1d3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자꾸만 바닥에서 음식을 줍는 당신을 목호가 걱정스럽게 쳐다봅니다...
 
청연:(허겁지겁)
 
먹는 거냐고.
 
청연:아니 그냥 품에 주워넣는건데
 
그래도... 먹으려고 넣은 거잖아?
 
목호가 밥 뺏어 먹어...?
 
청연:뺏어먹었잖아.
 
목호:(꽁꽁 얼은 밥을 줄 순 없지 않나.)
 
청연:(허겁지겁)
 
목호:(하... 한숨을 삼키며 눈감아준다. 청연을 바라보는 눈빛이 살짝 아련 촉촉해 진 것도 같다....)
 
다음 장소로 이동할까요?
 
청연:너네가 나 밥 먹을 시간만 줬어도 나도 이런 짓 안 했어.(삿대질)
(저벅저벅 토마토 스프와 사과 주스를 품 안에 넣은 채 든든하게 백화점으로 걸어감)
 
청연이 목호 좋다고 했으면 저도 이런 짓 안 했죠.
 
청연:아 싫다고!!!!!!!!!!!!!!!!
 
0 고백 1261468 차임의 남자... 목호와 함께 백화점으로 향합니다.
 
고층 백화점의 불빛은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크리쳐들에게 노출되기 쉬우므로,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죠.
 
청연:용캐 아직도 불이 켜져있네.
 
연말 준비를 마친 백화점의 조명이 화려합니다.
 
목호가 입구의 회전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다섯 바퀴째 돌고 있는 것만 빼면, 정말 아름답군요.
 
청연:...? (머리 옆에 손가락 휘휘 저음)
 
목호:(갑자기 우뚝 섬과 동시에 회전문이 멈춘다. 이윽고 곧장 당신에게로 걸어간다.) 청연, 내가 생각해 봤는데...
뭔가 갖고 싶은 것은 없나?
 
청연:멍청한게 아니었나...
(잠깐 고민함) 갑자기? 딱히 없는데... 그냥 일찍 임무 끝내고 밥 먹고...
다음 임무나 가고... 그땐 좀 재밌었으면 좋겠네.
 
목호:다음 임무를 가기 전에 잠시 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군.
상부에 하루 정도 시간을 내어달라고 하지.
 
청연:그럼 늦잠 좀 자자. 임무도 없는데 새벽녘부터 깨우는 짓 좀 그만 할 수 없어?
 
목호:우리 둘이 날을 맞춰서... 그래, 이향도 함께 하는 거다.
다 같이 모여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는 거야.
 
청연:...크리스마스 파티? 그런 걸 왜 하는데?
 
목호:다 같이 있는 편이 즐거우니까. (고민도 없이 나온 답은 단순명쾌하다.) 이향도 네가 온다면 기뻐할 거다.
 
청연:흠, 뭐 그래. 이향도 온다면... 거기 가서 뭐하는데?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인다.)
 
목호:맛있는 음식을 먹고, 선물 교환식을 가진다. 그러니 청연, 네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알려줘.
 
청연:... ... ... ... ...그냥 맛있는 거로 하면 안 돼? 선물은... 가져갈 수 있으면 가져갈테니까.
 
목호:천천히 고민해 보도록. 나도 선물을 받고만 싶지는 않고... 무엇보다 크리스마스는 소중한 사람이 즐거워야 하는 날이니까.
 
청연:그래... 뭐, 생각나면 말할게. 근데 나는 진짜로 모여서 맛있는 거 먹는거로 괜찮은데. 그정도면 즐겁고 좋지 뭐.
 
파티의 날짜와 장소, 시간을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목호는 어딘가 들떠 보입니다.
 
청연은 어떤가요? 파티, 기대되나요?
 
청연:그냥... 그저 그런데? 쟤랑 이향이랑 나까지 셋이서 모이기 쉽지 않으니까 그 점은 기대되긴 해. 크리스마스가 그렇게 다른가 싶긴 하지만.
 
크리스마스가 그렇게 다른가...
 
그 말도 맞습니다. 특별하지 않게 여긴다면 평범한 일 년 중 하루입니다.
 
백화점 안을 구경하며 두 사람은 긴급 대피 구역인 주차장으로 향합니다.
 
그러나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빠르게 주차된 차의 내부도 살펴보았으나......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청연:
기준치: 45/22/9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생존자 있긴 하냐? 이걸 생존자 쳐주는 게 아니라?
 
앗, 있어요!
 
있다! 있어!
 
크리쳐가 있어요!
 
그어그어, 녀석들이 기어나옵니다.
 
GM:크리쳐 23 마리와 조우합니다.
 
청연:그어그어 뭐 알까기라도 하나.
 
알도 깔 줄 아나요?
 
알까기를 하든 말든, 그것은 청연에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자, 총을 쏘세요!
 
청연:(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리듬감 있게 총을 재장전 한다.) 뭐, 그래도 좀 고맙긴 하다. 아무것도 안 나오고 건물은 넓기만 넓어서 재미 없었는데... 아차, 아무도 안 나온다고 해야하지 참. (킥킥 웃으며 가벼운 태도로 방아쇠를 당긴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4
 
GM:
 
기준치: 25/12/5
굴림: 1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0
 
명쾌한 장전 소리, 그리고 복잡한 수식 계산에 걸리는 시간은 단 0.01초입니다.
 
청연은 세차게 바닥을 걷어차며 뛰어오릅니다.
 
거꾸로 시야가 뒤집힌 상태로, 계산된 궤도에 탄환을 박아넣은 뒤 또다시 찰칵.
 
탄환은 당신을 배신하지 않으므로 찾아오는 것은 적의 죽음뿐입니다.
 
목호: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1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3
 
다이스 문제를 해결한 목호가 나머지 크리쳐 중 13마리를 해치웁니다.
 
크리쳐들을 몰살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완벽하군요!
 
청연:에이, 좀 빗맞혀도 되는데.
 
... 바닥에는 크리쳐였던 것들의 잔해만 가득합니다.
 
여기서 당신은 의문에 잠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목호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도를 꺼내든 그가 긴급 대피 구역을 하나씩 짚어봅니다.
 
목호:이상하군. 뭔가 놓친 게 있는 것 같아.
긴급 대피 구역은 크리쳐가 진입하기 어려우면서 사람들이 모이기 쉬운 곳으로 설정했는데,
왜 사람은 없고 크리쳐만 있지?
 
청연:흠...(시덥잖은 농담 따먹기 하면 안 되겠지.)
생존자가 없었다거나?
 
목호:우리가 너무 늦었단 건가?
 
청연:아니면, 올 필요도 없었던 걸지도 모르지.
 
목호:(당신의 말에 잠시 고민하더니) 애초에 안전지대가 생기고 나서 크리쳐들이 도시를 통째로 장악할 정도로 큰 피해를 본 적은 없었다.
생존자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안전지대에 녀석들이 있다는 게 이상해. 녀석들에게는 그만한 지능이 없으니까...
무리를 이끄는 통솔력 있는 리더가 있다면 몰라도.
 
청연:세상에 절대란 건 없지.
당장 네 눈 앞에도 그런 게 있잖아. (샐쭉 눈을 휘며 웃는다.)
 
목호:청연. (그런 농담은 하지 말라는 듯, 당신의 이름을 나직이 부르는 것으로 지적을 대신한다.)
... 아무튼, 가능성은 있군. 상급 크리쳐가 나타났다던가.
 
청연:내가 뭘. (어깨 으쓱.)
일이 재밌게 됐네.
 
목호:어쨌든 우리는 임무를 완수하면 돼. 생존자가 있다면, 찾아서 구출한다.
 
다음으로 생존자들이 있을 만한 곳을 찾아보자며, 목호가 다시 지도를 살핍니다.
 
그때...
 
청연: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웅웅거리는 듯한 소리를 듣습니다.
 
아주 미약하고, 끊어질 것처럼 가늘고 얇은 소리지만 이명은 아닙니다.
 
목호는 듣지 못한 듯 여전히 지도에 집중한 표정입니다.
 
청연:(흘끗, 시선만 굴려 소리가 나는 쪽을 쳐다보다가) 당장 위험한 것도 아니고 임무긴 하니까...
목호. (지도를 집중한 네 앞에 손가락을 맞부딪혀 튕겨 주의를 끈다.) 저쪽에서 소리 들리는데. 가볼래?
 
목호:소리가?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이더니, 아, 하고 짧은 탄성을 흘린다.) 아주 작은... 소리가 나는군.
어쩌면 생존자가 보내는 구조신호일 수도 있겠어.
 
목호가 지도를 정리하고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앞장섭니다.
 
청연, 당연히 함께할 거죠?
 
청연:네가 가는데 당연히 나도 가야지.
 
청연과 목호가 도착한 곳은 빈 공터이며, 공교롭게도 소리는 더 들리지 않습니다.
 
거짓말처럼 끊겨버린 신호에 목호가 의문을 품고 총을 고쳐잡습니다.
 
목호:신호를 보내던 사람에게 무언가 문제가 생겼거나, 아니면, 함정인가?
 
그때,
 
목호:여태 어디 있었지?
 
또 다른 목호가 저 너머에서 걸어 나옵니다.
 
그는 당신의 옆에 있는 목호를 보고서 이렇게 말합니다.
 
목호:청연, 물러서! 그 녀석은 가짜다!
 
청연:황당하네 진짜. (뒷골이 당긴다는 듯 뒷목을 주무른다.)
둘이 싸워서 이기는 놈이 진짜로 치면 안 될까.
지금부터 서로 죽여라.
 
더 황당한 청연의 말에 목호(여태 당신 곁에 있던 놈)의 표정이 오묘해집니다.
 
그 틈을 타 목호(방금 나타난 놈)이 주장을 이어갑니다.
 
목호:저 녀석이 내 장비를 훔쳐 달아났다. 청연, 속지 마!
 
청연:그럼 아까 나 쏜 놈은 누군데.
 
목호:총을 사용한 건 당연히 나다, 청연. 장비를 잃어버리는 초보적인 실수 같은 건 하지 않아.
 
청연:그래 그럼 초보적인 실수를 한 놈부터 죽겠네. 난 빼줘.
 
청연: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간혹 특수한 능력을 갖춘 크리쳐와 조우하기도 했죠.
 
이 정도로 정교하게 모습을 바꾼다니... 상급 크리쳐임이 틀림없습니다.
 
목호(여태 당신 곁에 어쩌구)는 당신이 자신을 헷갈릴 리 없다고 자신하는 듯, 총을 장전합니다.
 
발포까지 아주 찰나의 순간.
 
목호?:.......
 
가짜 쪽이 말없이 당신을 바라보더니,
 
목호의 형태를 가지고 있던 얼굴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며 길쭉한 팔을 휘두릅니다.
 
퍽!
 
그 타격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맞은 목호가 반쯤 날아갑니다.
 
청연이 자세를 고치던 그때, 크리쳐가 청연의 방향으로 몸을 돌립니다.
 
녀석은 어째서인지 공격하지 않으며, 흐물흐물 반쯤 녹은 입으로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 우물거립니다.
 
그는 천천히 팔(로 추정되는 것)을 뻗어 당신의 양어깨를 움켜쥡니다.
 
역한 냄새가 밀려옵니다.
 
청연:아, 짜증.
 
???:어떻게든 도움을 청하고 싶어서 신호를 보낸 거야. 크리쳐의 몸이면 공격당할 테니까.
이런 미세한 소리를 잡아낼 수 있었다는 건, 역시 네가 인간처럼 살고 있다는 크리쳐지? 널 여태 찾았어.
 
청연:너 나 알아? 뭔데 친한 척이야.
놔바 ... 쟤 상태 보러 가야한다고.
 
???:제발... 제발 도와줘... 응? AOC 요원이라면 사람을 구하는 게 임무잖아...!
 
청연:사람?
그래... 그게 임무긴 하지. (비웃듯 이죽이며 제 어깨를 잡은 팔?을 쳐낸다.)
 
???:(녹아내리는 팔?이 형체를 잃고 무너져내린다. 우우, 구슬픈 울음을 흘린다.)
너도 크리쳐잖아, 제발, 나 좀 살려줘. 나도 너처럼, 사람처럼 살 수 있어, 응? 제발....
 
청연:아니... 뭐 별 관심 없는데. 아무래도 내... 애처로움? 인간적인 자비심? 그런 건 인간에게만 반응하도록 설계됐나보지. (관심 없다는 듯 흘겨보며 목호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야! 살아있냐??
 
살아있냐?
 
청연의 질문에 대한 답변 대신, 탄환이 날아옵니다.
 
익숙한 파열음과 함께 크리쳐는 더 말할 수 없는 몸이 됩니다.
 
너덜너덜한 머리는 축 늘어지며 당신을 빠져나와 바닥에 엎어집니다.
 
이마가 찢어진 목호가 총구를 내립니다.
 
조금 전 공격으로 인해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친 모양입니다.
 
목호:괜찮나? 녀석이 너에게 무슨 짓을 했지?
 
청연:에이씨, 안 그래도 못생긴 얼굴에 흠집났네. (동문서답 하듯 네 턱을 붙들고 이리저리 살펴본다.)
 
목호:(못생긴.... 반박하는 대신 얌전히 당신의 손에 붙들려 있길 택한다.) 난 괜찮다. 이마가 살짝 찢어졌을 뿐이야. 너는?
 
청연:냄새 때문에 코가 썩을 것 같은 것 빼고는 괜찮아.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상처 노려보기)
 
목호:(대수롭지 않은 듯 시야를 가리는 피를 조금 닦아내곤) 청연. 녀석이 뭐라 했든 신경 쓸 거 없다.
 
청연:네가 제일 신경 쓰는 거 같은데. 그냥 나한테 친한 척만 좀 했어. 사람처럼 걸어다니는게 신기했나보지. (주섬주섬... 지혈할 만한 천 쪼가리 없나.) 뭐라더라, 도와달라고 하던데.
 
청연:
기준치: 45/22/9
굴림: 2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주머니에서 응급처치에 사용해도 될만한 천을 발견합니다.
 
목호:그래서, 도와주고 싶었나?
 
청연:관심 없어.
그냥 네가 걱정되기만 하던데. (심드렁하게 말하며 주섬주섬 천을 꺼내 손에 쥐여준다.) 지혈이나 해.
 
목호:(손에 쥐여준 천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하다가) 청연, 사람만을 돕고 싶다는 말은... 꼭 너 자신도 배제하는 것처럼 들리는군.
 
청연:...아~ 그건 또 들었어? (잠시간의 침묵 후 능청스럽게 말을 잇는다.) 확대해석이야.
 
목호:(말없이 당신을 마주한다. 꼭 속을 꿰뚫어 보기라도 하는듯한 눈동자를 하고서.)
 
청연:난 네가 그렇게 쳐다볼 때 마다 싫더라. (그 시선을 고스란히 마주하며 슬 웃었다.)
 
목호:청연. 자신을 구할 수 있는 자만이 타인을 구할 수 있는 거다.
 
청연:사람을 구하는 건 너니까 상관 없어. 나는 단지 너를 돕는 것 뿐이니까.
 
목호:그게 문제라는 거야. 너는 스스로 생각할 줄 알아야 해.
만약 내가 임무에서 쓰러지고, 시민들의 목숨을 저울질하는 순간이 온다면,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청연:나는 언제나 내가 생각하기에 옳은 선택을 하고 있어. 그걸 너도 옳다고 생각하는 것 뿐이지. 네 기대에 부응할 수 없어서 미안하게 됐네. 그래도 용서해줄거지?
 
목호:기대에 부응하고 말고의 얘기가 아니다.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 인간은 언젠가 모두 죽는다. 언젠가 내가 최강의 인류가 아니게 되는 순간도 오겠지.
다만 너만은 내 목숨 값을 너무 무겁게 치는 것 같아서 말이다.
 
청연:그때 내가 여전히 최강의 크리쳐가 아니게 될 수도 있잖아. 그러면 뭐... (말을 잇는 대신 웃어보인다.)
당연한 거 아냐? 내가 태어나서 사적인 교류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아니고, 대화하는 사람이라고는 기껏해야 너 아니면 이향 정도 뿐인데. 너희를, 그리고 너를 특별히 여기지 않으면 이상한 거지.
걱정되면 오래오래 살아. 내가 쓸모 없어질 때 까지.
 
목호:(오래오래 살라는 그 말에 어쩐지 웃음이 나온다. 하루를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최전방에 나서는 사람에게 할 말은 아닌 것 같아서.) 그래, 아직 최강의 자리를 내어주기엔 멀었긴 하지.
그래도 다른 동료들 중에 제법 친한 자가 있지 않나. 그 아이들을 소중히 여겨줘. 혹시 모르지, 내가 먼저 너에게 쓸모 없어지는 탓에 파트너 자리가 바뀔지도.
 
청연:(하하하!)(무엇이 그렇게 즐거운지 경쾌한 웃음소리가 터져나온다. 진심으로 즐겁다는 듯이 눈을 휘며 웃는다.) 그러면 나도 쓸모없어질테니까 괜찮아. 안전지대를 지킬 요원이 한 번에 둘이나 사라질테니 다른 사람들은 좀 곤란하겠지만. 내 알바는 아니지.
 
목호:정말 네게는 못 이기겠군. (한숨을 내쉬지만, 얼굴에는 당신을 따라 미소가 피어있다.) 정말 나를 돕고 싶다면 안전지대를 계속해서 지켜야지.
괜한 얘기를 꺼냈군. 앞으로도 나는 계속해서 최강의 인류일 테니 말이다.
 
청연:그래, 그러니까 쓰잘데기 없는 말 그만하고 찢어진 이마나 좀 기워봐. 머리색이 머리색이라 티도 잘 안 나긴 하는데.
 
목호:(아. 그제서야 흐르는 피를 대충 닦아낸 그가 손가락을 어딘가로 가리킨다.) 그보다, 여기.
 
목호가 가리킨 바닥은 빼곡하게 타일로 채워져 있으나 , 딱 하나 다른 칸과 재질이 다른 것이 보입니다.
 
목호가 조금 전까지 넘어져 있던 타일입니다. 그 와중에 이걸 알아내다니...
 
손끝을 밀어 넣고 타일을 걷어내면,
 
아! 생존자들이 숨어있던 벙커를 발견합니다.
 
대피 구역이 전부 크리쳐에게 점령되어 어쩔 수 없이 이곳에 숨어있었군요.
 
청연:아니 그러니까 지금 사람들 앞에서 내가 공개고백에 가까운 말을 했다고?
 
어이어이, 전부 듣고 있었다고ㅡ!
 
농담이고, 바깥의 소리는 거의 안 들렸을 겁니다.
 
물론 들렸어도... 목호는 별로 상관 안 할듯.
 
청연:사실 나도 별 상관은 없는데...
아무래도 상부는 상관이 있겠지...
 
그럼 안 들린 것으로 합의합시다 우리.
 
이것으로 구출 성공입니다.
 
청연과 목호에게 구해진,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두 사람에게 계속해서 감사를 표합니다.
"아, 정말 살았어요."
"말로만 듣던 분들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제 우린 안전해!"
 
:"아아, 신이시여......."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생존자들은 바깥 공기를 마시며 얼싸안고 눈물을 흘립니다.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청연과 목호를 신기한 듯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청연:(뭐라고 쏘아붙히려다가 목호 눈치보고 입 다뭄)(입 삐죽....)
 
사인을 요청하거나, 심지어는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은 핸드폰을 들이밀며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는군요.
 
청연:초상권이란 단어 아냐?
아무래도 난 없겠지 얼굴 대, 특별히 같이 찍어줄테니까.
 
청연의 답을 들은 사람들의 표정이 좋지 않습니다.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악에 물든 것 같아요.
 
이런 미남이 기회를 줬는데, 잡지 않다니...
 
민망할 지경이군요.
 
덩달아 이쪽을 보기 시작하는 사람들의 표정 역시 최악이네요.
 
아니, 이렇게까지 싫어할 일이야?
 
마음이 쓰라려 올 지경입니다.
 
울컥, 하고 혈액 덩어리를 뱉은 청연은
 
그제서야 '뾰족한 무언가'가 가슴을 관통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호흡이 어렵습니다.
 
청연:어라...
 
아, 상급 크리쳐의 숨이 붙어있었군요.
 
간신히 고개를 돌리면, 원망스러운 듯 당신을 바라보는 크리쳐의 형형한 두 눈과 마주합니다.
 
목호:청연!
 
청연:아...
 
뒤늦게 목호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탄환을 장전하는 소리가 들립니다만.......
 
아무래도 늦은 것 같습니다.
 
불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청연의 의식이 멀어집니다.
 
그래도 생존자들을 구출한 후에 죽어서 다행이에요.
 
목호에게 쓸모가 있을 수 있었잖아요?
 
그러니 아주 잠깐 쉬는 것 정도는 용서해주겠죠.
 
풀린 눈으로 쓰러지는 당신을, 목호가 받아내는 것이 마지막 기억입니다.
 
당신은 눈을 뜹니다.
 
폐부에서부터......
 
이런, 이제는 지겹죠?
 
자연스럽게 몸을 일으키려던 청연은 짜릿한 통증에 힘을 잃고 도로 누워버립니다.
 
가슴 부근이 숨을 쉴 때마다 칼로 살을 저미는 것처럼 고통스럽습니다.
 
이건... 이상합니다.
 
소생 후의 컨디션은 최고조여야 하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청연은 자신의 상처가 완벽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청연: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성공으로 치겠습니다. 이성 감소 없습니다.
 
낯선 천장과 함께 고개를 돌려 상황을 파악해보지만,
 
이곳은 청연이 모르는 방입니다.
 
머리맡에 있는 귀여운 곰 인형이 당신이나 목호의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어두컴컴한 창문 너머로 푸른 조명이 넘어오는 것을 보니, 일단 여전히 A시 안에 있는 것 같습니다.
 
목호가 죽은 당신을 길바닥에 둘 수 없어 적당한 민가 안으로 들어온 것 같네요.
 
거실로 나가자, 머리에 붕대를 감은 목호가 소파에 앉아 무전기를 보고 있습니다.
 
기척에 고개를 든 목호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청연: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55
판정결과: 실패
 
그의 심기가 불편해 보입니다.
 
당신이 그렇게까지 잘못한 걸까요.......
 
청연:...미안.
내가 그때 방심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임무인데 너무 가볍게 굴었나봐. (...) 넌 괜찮아?
 
목호:아니. 완벽히 마무리 짓지 못한 나의 실수다. 사과할 필요 없어.
그보다 너는, ... 어떻지?
 
청연:모르겠어... 왜 이렇게 아프지?
나 한 번 리셋한 거 아닌가? 안 아파야 하는데...
 
목호:... 사흘, 사흘이다. 네가 깨어나지 않은 게.
정말 잘못됐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청연:그렇게나 됐다고? 왜 이렇게 늦었지? 근데 늦은 것 치고는 회복도 안 됐는데... (숨 쉬고 말하는 내내 지독할 정도로 따라붙는 고통에 인상을 찡그린다.)
으, 씨... 여기서 한 번 더 하면 좀 그런가? 나 때문에 아직 복귀도 못했으니까, 일단 돌아가서...
 
목호:리셋은 더 이상 하지 않을 거다. 복귀에 대해서 말인데, 현재 상부에서는 A시를 포기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손쓸 방도가 없을 정도로 크리쳐가 증식해버려서 말이지. A시를 크리쳐와 함께 폭파할 예정이다. 현재 시를 날려버릴 규모의 폭탄이 실린 헬기가 이쪽으로 오고 있어.
고로 조속히 빠져나오라는 전언을 받았다.
... 청연, 너는 먼저 빠져나가라.
 
청연:(이야기 내내 숨만 겨우 내쉬며 고개를 끄덕이다 와그작, 한 번 더 인상을 찡그렸다.) 뭐라는 거야? 넌 안 가고?
 
목호:방금 막, 구조 요청 신호를 확인했다. 위치는 X 제약 회사.
기상 악화로 인해 더 이상의 무전은 어려워, 폭격 지연 요청은 무리다.
그러니 나 혼자 가서 구해오겠다.
 
청연:아... 안 그래도 컨디션 별로인데 짜증나게 굴지마 진짜로.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지랄 말고 나랑 같이 가.
 
목호:방금 스스로의 입으로 회복이 다 안됐다고 하지 않았나?
나는 이제 너에게 부상을 입는 것도, 리셋도 허가할 수 없어. 그러니 복귀해라.
 
청연:...내가 거부하겠다고 한다면?
 
목호:청연. (곤란하다는 듯 설핏 미간을 찌푸린다.) 네가 쓰러진 삼 일 동안 충분히 고민해서 내린 결정이야.
시간도 지체되었고, 나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너를 온전히 지킬 수 없다고 판단했다.
 
청연:너... 뭔가 착각하고 있나본데. 나는 네가 지켜야 하는 시민이 아니거든. 너랑 같은 요원이지. 사람도 아니고...
이까짓거 뭐, 좀 구르다보면 고쳐지겠지. 너도 저번에 나 제정신 아니라고 일어나자마자 다시 눕혔잖아. 걷고 뛰고... 아무튼 임무 속행은 할 수 있어. (아무렇지 않은 척 주위를 휘휘 살핀다.) 내 장비 어딨어?
 
무어라 반박하려던 목호가 인상을 찌푸리곤 조용히 자신의 무기를 점검합니다.
 
청연: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단순히 그의 심기가 불편한 게 아님을 눈치챕니다. 거동은 어딘가 낯설고 굼뜹니다.
 
그가 무언갈 숨기고 있습니다.
 
청연:...너, 나한테 뭔가 숨기고 있구나.
 
목호:청연. 네가 스스로를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이건 너를 제어하는 자로서 내리는 명령이다. 복귀해.
 
청연:하! 네가, 네가 나한테 그렇게 말한다고. 네가.
...아무리 내가 평소에 그렇게 굴었다곤 하지만, 너한테까지 그런 취급을 받을 줄은 몰랐네.
내 대답은 여전히 싫어. 야.
네가 숨기는 걸 다 불기 전까진 여기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겠어, 살아선 말이지.
 
목호:... 네가 쓰러지고 나서 이틀이 지났을 때, 나는 네가 부패하고 있는지 확인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어. 하지만 그게 추운 날씨 탓인지 확신할 수도 없었지.
이대로 너를 두고 홀로 구조에 나서기까지 기다리기로 마음먹은 게 딱 삼 일이다. 너는 정확히 그 직전에 깨어났어.
청연, 이 다음에 또 쓰러진다면... 그때는 언제 일어날 생각이지?
 
청연:그렇다면 그땐 버리고 가.
어차피 내가 깨어나지 않는다면 버리고 갈 작정이었잖아? 내가 정말로 쓸모없어진다면 두고 가. 넌 시민이... 아니, 사람이 우선이니까.
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쓰러지기 전까지는 네게, 세상에 도움이 되어보일테니까.
 
목호:아직까지도 모르겠다. 널 두고 가는 게 임무에 도움이 될지, 아니면 억지로라도 널 보내야 할지.
확실한 건 시간은 점점 촉박해지고, 너에게 이길 자신이 없다는 거군. (옅게 웃어 보인다.)
다치지 않는다고 약속해 줘. 정말로... 널 지키지 못할지도 모른다.
 
청연:글쎄? 나는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아.
난 지켜줄 필요 없거든? 그냥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네가 하려는 일을 해. 그걸로 됐어.
 
목호는 여전히 곤란한 표정이지만, 결국 당신과 함께 하기로 결정했는지 고개를 끄덕입니다.
 
서둘러야 합니다. A시의 폭발까지... 앞으로 1시간 남았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민가를 빠져나옵니다.
 
GM:여기서 두 사람 다 큰 부상을 입었으므로 청연과 목호의 특성치를 낮춥니다.
 
민가를 빠져나오자, 크리쳐가 증식했다는 목호의 말이 거짓이 아닌지 곧장 크리쳐 무리와 조우합니다.
 
GM:눈앞의 크리쳐는 20 마리입니다.
 
망설이지 말고 방아쇠를 당기세요!
 
청연:이거 반동도 엄청 아플 것 같은데... (작게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말과는 달리 크리쳐 무리를 향한 몸짓에는 거침이 없었다.) 하여간에 내 인... 아니 생에 너네가 도움이 되는 날이 없다. 뭐, 나도 그렇지만.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1
 
매서운 소음과 함께 쏘아져나간 탄환들이 순식간에 크리쳐들의 몸을 꿰뚫습니다. 절반 이상의 녀석들이 단말마조차 내지르지 못하고 형체를 잃어버립니다.
 
목호: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6
 
나머지 녀석들을 목호가 깔끔하게 처리합니다. 남은 것은 탄환이 휩쓸고 지나간 파괴의 흔적 뿐입니다.
 
승리의 기쁨에 젖어있을 틈이 없습니다! 두 사람은 다시 X 제약 회사를 향해 달립니다.
 
그때, 기묘한 청연이 기묘한 낌새를 느낍니다.
 
가히 동물적인 감각을 발휘해 성큼 물러섬과 동시에, 청연이 딛고 있던 바닥이 내리쳐오는 원뿔에 의해 반파됩니다.
 
두 사람은 날렵하게 몸을 굴려 피했으나, 그곳에는...
 
운이 나빴네요. 어느새 청연과 목호를 포위한 크리쳐들이 몸을 둥글게 말며 뾰족한 돌기를 세웁니다.
 
GM:금속형 크리쳐 18 마리와의 전투입니다.
 
청연:내 운 나쁜게 하루 이틀인가. 그래도 나름 도움 되고 있지 않아? 당연한 일이지만. (이러라고 내가 있는 거긴 하지. 그리 말하며 웃는 낯으로 방아쇠를 당긴다. 총의 반동이나 몸을 움직이며 따라오는 고통도 이젠 잘 모르게 되었다. 몸은 여전히 내 마음대로 움직여주진 않지만, 그건 어쩔 수 없지.)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0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피해: 14
 
GM:성공으로 치겠습니다.
 
여전히 사격 솜씨는 끝내줍니다. 청연이 든 총구에서 불꽃이 튀고, 매캐한 연기가 가라앉고 나면 보이는 것은 순식간에 절반이 사라진 크리쳐 무리입니다.
 
목호: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0
 
이번에도 역시 목호가 마무리를 합니다.
 
위기 상황에 기지를 발휘한단 걸까요? 두 사람은 차질 없이 목적지로 달려나갑니다.
 
그러나 제약 회사의 입구에서, 낮은 울음 소리와 역한 냄새가 밀려옵니다.
 
온다, 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감과 동시에 두 사람이 등을 맞댑니다.
 
끈적한 점액질의 액체가 바닥이나 벽에 닿을 때마다 뿌연 연기와 함께 탁한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GM:생체형 크리쳐 18 마리와 조우합니다.
 
청연:진짜 지긋지긋하다. 평소 같았으면 그나마 좀 반겼을텐데.
내가 컨디션이 좀 그래서, 그만 퇴근 좀 시켜주라고! (쌔액, 쇳소리 섞인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들어줄리 없는 투정을 부리며 이 악물고 총의 반동을 견딘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6
 
퇴근을 향한 강렬한 집념 덕분일까요,
 
거의 대부분의 크리쳐를 홀로 제거합니다.
 
목호: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7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4
 
덕분에 입구가 아주 말끔해졌습니다.
 
탄환으로 인해 반파된 부분을 제외한다면요.
 
청연:어차피 다 터뜨릴건데 무슨 상관이야.
 
... 두 사람은 수 많은 크리쳐들과의 조우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제약 회사 안으로 진입합니다.
 
약속을 지켰네요, 청연.
 
청연:진짜 이정도면 칭찬해줘야한다.
근데 그 전에 사람부터 구하고... 힘들어서 돌아가시겠네.
 
칭찬을 원해?
 
청연:너 말고
 
왜지... 우리 좋았잖아.
 
청연:생존자나 내놔!
 
까칠하긴.
 
칭찬은 없습니다.
 
X 제약은 공기업은 아니지만, 치료용 연고의 판매로 대중들에게 친숙합니다.
 
신호가 나오는 곳은 제약 회사의 지하입니다.
 
1층까지의 진입은 수월했으나, 지하로 가는 길은 자동 개폐 시스템으로 막혀있습니다.
 
개폐를 해제하기 위해선 경비실로 들어가야 겠네요.
 
목호:깊게 숨겨져 있진 않을 것 같군. 좌측은 내가 찾아 보겠다.
 
목호는 벽에 손을 짚고 내부를 빠르게 훑어봅니다.
 
청연 역시 개폐 버튼을 찾기 위해 시선을 돌리던 중,
 
책상 위의 컴퓨터를 발견합니다.
 
수십 개의 화면이 생생하게 재생되고 있는 감시카메라 화면입니다.
 
회사 외부 곳곳에 있는 감시카메라는 사람이 없는 지금까지도 작동 중이지만, 내부의 카메라는 대부분이 작동되지 않습니다.
 
청연: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무언가 기시감이 듭니다. 눈에 익은 장소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GM:재판정 합니다.
 
청연:노안이 왔나...()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 익숙한 장소는...
 
분명 삼 일 전 청연이 죽어버린 곳입니다.
 
영상을 자세히 살필까요?
 
청연:그러고보니 그때도 임무..? 였었나. (자세히 살펴본다.)
 
영상을 확대합니다.
 
두어 번 클릭하자, 그 영상이 촬영된 날짜와 시간대를 전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사망 직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히는 설명받지 못했었죠.
 
삼 일 전 날짜를 입력한 뒤 확인합니다....
 
다음 내용의 저화질의 영상이 재생됩니다.
 
사방에서 안타까운 비명이 터져 나옵니다.
 
목호가 쓰러지는 청연의 몸을 받아내며, 군화굽으로 쓰러져있던 상급 크리쳐의 핵을 터트립니다.
 
목호: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하다니, 내 실수야.
 
한탄하듯 말한 목호는 청연의 눈을 감겨주곤 시체를 바닥에 눕힙니다.
 
목호:푹 쉬도록. 가장 중요한 일은 끝났으니까.
 
라고, 말하면서요.
 
이변은 잠시 후에 발생합니다.
 
분명 죽었을 터인 당신의 몸이 두어 번 움찔거립니다.
 
목호가 생존자들의 신원을 체크하느라 여념이 없을 때,
 
늘어져 있던 시신이 비척비척 일어섭니다.
 
끈에 매달린 인형처럼 흔들거리는 청연을 발견한 생존자 하나가 의문을 표합니다.
 
이상한 기미에 고개를 돌린 목호의 표정이 경악에 물듭니다.
 
목호:... 벌써 회복한 건가?
 
시민들이 웅성거립니다.
"이상하네요, 방금 목숨이 끊어진 게 아니었나요?"
"어떻게 되살아날 수 있는 거지?"
 
그때, 청연이 팽팽하게 웅크리고 있던 몸이 용수철처럼 튀어나와 그들의 틈에 파고듭니다.
 
완전히 방심했던 목호는 청연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했기에, 방어하지 못하고 청연에게 걷어차입니다.
 
우득, 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목호는 마른 땅바닥을 뒹굽니다.
 
청연은 목호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이를 세워 시민을 공격하지만, 몇 초 뒤 달려든 목호에 의해 저지됩니다.
 
여기저기서 비명이 울리고, 내동댕이치고,
 
엉겨 붙어 목을 조르고,
 
끔찍한 파열음이 들리는.......
 
청연: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게... 뭐야? 이게, 뭐, 아니. 잠시만...
 
뚝,
 
하고 영상은 누군가의 의해 억지로 종료됩니다.
 
목호:.......
 
목호의 손입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적막이 흐릅니다.
 
청연:...
 
당신은... 목호가 '정말로' 숨기고 있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청연:....
아니야. 아닌데? 아닐텐데...
허...
네가 나한테 숨긴 게 이거야?
 
목호:널 위해서였다.
고, 말한다면, 화낼 건가?
 
청연:뭐가 날 위해서인데?
내가 멍청하게 골골거리면서 그래도 너한테 도움이 됐다고 뿌듯해한거?
이 지랄을 내놓고 나름대로 사람 구하겠답시고 의기양양하게 군 거?
 
목호:그게 무언가 나쁜가?
 
청연:전부. 전부 잘못됐잖아. 전부 나쁘다고.
이 다음에 어떻게 된건데? 시민들은 다 살아있어? 넌 얼마나 다친건데? 날 왜 살려둔거야?
 
목호:(진정하라는 듯, 한 손을 들어 보인다.) 시민들은 전부 무사하다. 청연, 넌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해냈어. 그거면 된 거야.
 
청연:그거면 된게 아니잖아 지금!!!!!!!! (비명처럼 소리질렀다.)
나, 내가, 내가 아무리 봐도 이상하잖아. 지금 넌 파트너가 아니라 적을 옆에 두고 다니는 거랑 별 다를 바가 없다고. (총을 든 손이 덜덜 떨린다.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 단지 너를, 돕지 못하고 도리어 내가 해칠 수도 있단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는.) 너 제정신이야? 왜, 왜 상황이 이렇게까지 됐는데 내 걱정이나 하면서 거기 머물러 있던 거냐고.
 
목호:청연. (그가 양손으로 당신의 어깨를 잡고 시선을 마주한다.) 적이 아니야. 나는 최강의 인류고, 너는 내 파트너다. 나는 너를 믿어. (똑바로 당신을 응시하는 두 눈동자는 당신이 지긋지긋할 정도로 아는 것들이다.)
 
청연:(쓰기는 커녕 달기만 하던 네 시선이 지금은 몹시도 두려웠다. 무엇을? 너는 나 조차도 믿지 못하게 된 내 무엇을 보고 그렇게 단언하는가?) 너, 정말로, 미친거야...? 아니, 미친 건 나겠지. 내가 돌아버린거겠지...
그래 너는 최강의 인류고, 나는 최강의 크리쳐니까.
 
목호:그런 말 하지 마. 나는 네 안의, 사람의 마음을 믿는다. 네가 몇 번이고 자신을 크리쳐라 분류하고, 남들과 분리하여도, 내가 몇 번이고 다시 말해주지.
너는 내 파트너야.
 
청연:(허억, 헉, 거칠게 숨을 몰아쉰다. 고통 때문에 숨이 가빠오는지 공포 때문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어깨를 잡은 네 손을 뿌리치고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네가, 너, 너를... (이해하지 못한 모든 것에 대해 근본적인 공포가 밀려온다. 올곧고 아름답던 너를, 동경하던 너를 이젠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청연은 침묵을 선택했다.)
 
목호:(마찬가지로 당신을 이해할 수 없단 표정이다. 모여든 눈썹이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었다.) ... 청연. 임무를 계속하자. 생존자를 구해내고, 함께 본부로 돌아가는 거야. 시간이 얼마 없어.
 
청연:...응, 그럴게. (여전히 공포에 휩싸인 얼굴이지만 고분고분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다른 선택지도 없으니까. 돌아가면, 돌아가면... 처분될까?)
 
그렇진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목호는 당신의 폭주에 대해 보고하지 않았으니까.
 
... 이윽고 목호가 개폐 버튼을 찾아냅니다.
 
닫혔있던 문이 열리면, 두 사람은 정확한 신호의 출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신호는 지하 4층 제약 연구실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황량한 연구실 내부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한 남자가 테이블 위에 엎어져 있습니다.
 
대부분이 정리된 지금 볼 수 있는 건 많지 않네요.
 
엎어진 남자, 테이블, 벽면의 서랍
 
청연:(옆얼굴을 타고 흐른 식은땀을 훔치며 엎어진 남자에게로 다가간다.) 시체인가...?
 
몇 시간 전에 이미 숨이 끊어진 것 같습니다.
 
새하얀 가운을 입은, 4~50대의 남성입니다.
 
손에 들린 핸드폰에는 구조신호를 보냈던 흔적이 있습니다.
 
청연:...하, 너무 늦었네. 내 탓인가. (허탈하게 시체를 내려보다가 슬쩍 총구로 엎어진 몸을 굴려본다. 사원증 같은거라도 있을까 싶어서... 이름 정도는 전해주지 뭐.)
 
청연: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의 품에서 열쇠 하나를 발견합니다.
 
청연:(묵묵하게 열쇠를 주워들어 챙긴다.) 뭐라도 발견한게 어디야... (어디 쓰는 열쇠지? 급하긴 하지만 여기서가 아니라면 그냥 쓸모없는 쇳조각일뿐이니까. 주위를 휘휘 둘러보다 가까운 테이블부터 살펴본다.)
 
잠깐, 그 전에 남자의 핸드폰을 한번 살펴보는 건 어떤가요?
 
청연:아, 맞다. (주섬주섬)
 
구조신호를 보낸 시각이 목호의 무전기에 신호가 도달한 시각과 일치합니다.
 
구조신호를 보낸 장본인이 맞다는 정보 외에는... 딱히 특별한 게 보이지 않는데.
 
어라? 문득 특이한 메모장 하나를 발견합니다.
 
청연:(그먼씹... 보듯이 보다가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싶어서 예비 동앗줄 챙기듯이 주섬주섬 휴대폰도 품 안에 구겨넣음)
(저벇저벅 테이블로 가기)
 
테이블 위엔 연구 일지를 정리한 종이가 늘어져 있습니다.
 
청연:이런거 내가 봐도 말이지.... (지능은 특출나지 않아서... 눈을 가늘게 뜨고 종이들을 살펴본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학회의 낯선 이는 자신이 외계에서 왔다고 주장했다.
그의 소지품 중 작은 금속 크리쳐의 암수 한 쌍을 손에 넣은 이후, 나는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었다.
크리쳐의 무한한 재생 능력은 경이로웠으나, 핵이 제거되면 사망해버리는 단점이 있었다.
나는 이것을 보완할 방법을 찾기 위해 금속 크리처 핵의 중심 물질, C.V를 채취해 다양한 실험체에게 주입했다.
대부분이 견디지 못하고 흉하게 녹은 채 움직였으며, 핵이 제거되면 사망하는 성질은 유사했다.
 
:종종 특수한 능력을 갖춘 채, 다른 녀석보다 지능 있는 개체가 나타나기도 했으나……. 이들도 역시, 핵의 제거와 동시에 죽음에 이르렀다.
그런데, 실험생물 5000마리 중 단 한 마리, 알파만이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며 월등한 능력을 보였다.
알파에게서는 핵을 찾을 수 없었으며, 아주 작은 생체기관만 남아있어도 충분히 시간만 주어지면 신체를 재생해냈다. 그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 중 가장 영생에 가깝다고 볼 수 있었다.
알파는 무리의 우두머리로 군림하던 녀석이었다. 나는 알파를 통해 실험체가 우수한 생물일수록 완전한 크리처 생성의 성공률이 높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1년이 넘어갈 무렵,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 사건'이 일어나버렸다.
실험실로 돌아왔을 땐 알파가 실험체 대다수를 학살한 후였다. 그건 그야말로 '폭주'였다. 알파가 자신의 동족을 알아보지 못하고 저능한 크리쳐처럼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이후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하던 중, 알파는 숨을 거두었다. 사인은 과다출혈.
마지막에 있던 폭주 이후 알파는 평범한 실험생물로 돌아갔고, 평범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그 전조는 거의 없었다. 사망 후 재생 속도가 차츰차츰 느려지기 시작했던 것 외에는…….
부작용 없이 인간에게 C.V를 쓸 수 있다면, 국내의 군사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겠지.
 
연구 일지를 다 읽는다면, 청연은 생각해냅니다.
 
당신의 강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AOC에서도 당신의 공로를 인정해 특별한 포상 휴가를 지급했죠.
 
포상 휴가를 떠나기 전날, 상부에서는 당신을 호출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높은 AOC의 건물 꼭대기까지 도달했던 것이 당신의 마지막 기억입니다.
 
당신은 C.V의 첫 실험체입니다.
 
이전의 기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가족과 크리스마스를 보내던 나날,
 
학교에서 친구들과 수업을 듣던 날이나,
 
지하철에서 창밖을 바라본 일,
 
바다를 보며 해안선을 따라 걷던 일,
 
청연은 전부 기억해냅니다.
 
자신의 손을 내려다봅니다.
 
당신은 이제 괴물이 아닙니다.
 
청연: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이성이 1 만큼 감소합니다.
 
청연:(쾅, 그대로 테이블 위에 스스로 머리를 내리찍듯 부딪힌다.)
아니야, 아닌데? 아닌데? 뭐야? 아냐, 아냐... 그러면, 그러면 나는, 나는... (어떻게 해야하지? 모르겠어. 견딜 수가 없어서, 참을 수가 없어서 생각을 강제로 멈추기라도 해야겠다는 듯 연달아 내리찍는다.)
 
목호:청연!!
 
비명처럼 당신의 이름을 부른 목호가 자꾸만 내리찍는 이마를 손으로 받아냅니다.
 
이마에선 붉은 피가 흐릅니다. 당연히 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다만... 상처는 회복되지 않습니다.
 
청연:으, 헉, 허억... (목호의 손이 이마를 받아낸 순간 그대로 뚝, 자해를 멈췄다.)
(사시나무 떨리듯 두 눈이 떨린다. 무언가 말하고 싶은데, 누군가에게 애원하고 싶은데, 너에게 매달리고 싶은데 거친 숨소리와 구역질만이 뒤섞여 입 밖으로 새어나올뿐 제대로 된 언어는 되지 못했다.)
 
목호:쉬이, 괜찮다, 진정해. (낮은 목소리로 달랜 그가 흔들림 없는 손길로 당신을 토닥인다. 이마의 상처를 확인하는 모양이 퍽이나 다정스럽다.)
 
청연: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어. (다 쉰 목소리로 겨우 중얼거린다.)
알려줘, 넌, 넌 알고있지? 너는 알고 있잖아...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 알려줘. 응? 목호... 도와줘. (식은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것들로 축축한 얼굴을 한 채 네게 매달린다.)
 
목호:(피를 꼼꼼히 닦아내고, 이마의 상처를 유심히 살핀다.) 상처가 낫질 않는군. 아마 이전 죽음의 후유증이 아직 남아있는 모양이야.
(당신의 축축한 얼굴을 손으로 연신 닦아낸다.) 괜찮다, 청연. 다 괜찮아. (당신이 무슨 진실을 깨달았는지 알지도 못하는 주제에, 그렇게 떠들면서.)
 
청연:괜찮아? 괜찮을까? 진짜 다 괜찮을까? (목에 매인 목줄의 감각을 참을 수 없어 손으로 긁어내린다.) 전부 다 그만두고 싶어.
 
목호:청연, 제발, (당신의 양손을 잡아 가두듯이 붙잡는다. 당신과 이마를 맞대고, 숨결이 닿을 거리에서 시선을 마주한다.) 약속했지 않나. 다치지 않겠다고.
가야 할 길을 모르겠다면 내 등을 따라오면 돼. 나는 최강의 인류고, 너는 내 파트너니까.... (몇 번이나 들려줬을지 모를 문장을 중얼거리면서.)
 
청연:(유일하게 푸르게 빛나던 두 눈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린다. 초점 조차 제대로 맞지 않는 듯 했다.) 최강의 인류. 그래, 그렇구나... 네가 그랬지. 네가 이제 최강의 인류지... (흐릿한 눈으로 연신 그리 중얼거리다가 고개만 계속해서 끄덕인다.)
 
목호:(조용히 당신을 바라본다. 그러다 이러한 반응을 보인 원인이라고 생각되는, 테이블 위의 연구 일지를 향해 손을 뻗는다.)
 
목호가 말없이 종이를 넘깁니다. 일지를 전부 읽은 그는 생각에 잠긴 것처럼 보입니다.
 
목호:... 벽면의 서랍에, 잠긴 칸이 딱 하나 있었다. 혹시 쓰러진 남자에게서 무언가 발견한 것은 없나?
 
청연:...열쇠를, 찾았어. (힘없이 품 안에 챙겨뒀던 열쇠를 꺼내 내민다.)
 
열쇠를 받아든 그가 서랍에 그것을 사용하자, 꼭 들어맞습니다.
 
목호가 서랍 안에서 편지 꾸러미를 발견합니다.
 
목호:상급은 성공... 하급은 안전지대 밖으로 폐기...
인간을 대상으로....
 
중얼거리며 편지를 읽던 목호의 눈이 커집니다.
 
그가 두 종류의 편지 중 다음 것의 내용을 빠르게 읽어나갑니다.
 
목호:이건... 말도 안 되는군. 청연, 당장 움직여야 한다.
 
그가 빠르게 말을 이어나갑니다.
 
목호:도심지에 C.V가 유출되어서, 그래서 사람들이,
사람들이....
 
청연: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인공적으로 크리쳐를 만드는 C.V라는 바이러스가 A시에 퍼져 시민들이 생체형 크리쳐로 변해버렸으며,
 
벙커 안에 숨어있던 사람들만이 공기 중에 퍼진 바이러스를 피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당신과 목호가 죽인 생체형 크리쳐는 총 몇 마리,
 
아니, 몇 명인가요?
 
그보다...
 
그렇다면,
 
문득 목호의 뺨이 상기됨을 알아챕니다.
 
그의 이마에 감겨있던 붕대가 느슨하게 내려옵니다.
 
청연:너, 이마가...
 
머리의 상처는 어느덧 사라졌습니다.
 
아니, 오히려 목호의 컨디션은 한결 좋아 보이기까지 합니다.
 
목호:청연, 나.......
 
컨디션과 대조적으로 그의 얼굴 위로 다양한 표정이 교차합니다.
 
변화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쪽은, 몸의 주인인 목호일 게 뻔합니다.
 
대충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당신 다음으로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목호는
 
어차피 언젠가 당신처럼 크리쳐로 개조당할 예정이었겠죠.
 
단순히 그 시기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당겨진 것 뿐이고요.
 
청연:거짓말이지...?
 
청연:
SAN Roll
기준치: 57/28/11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어느 순간, 목호의 눈에서 빛이 꺼집니다.
 
아, 당신은 이다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습니다.
 
청연이 느리고 무거운 몸에 채 적응하기도 전,
 
목호가 청연의 가슴팍을 걷어찹니다.
 
청연은 대응할 틈도 없이 목호에게 휘둘려 벽에 머리를 박고 바닥으로 미끄러집니다.
 
다시 한번 허공으로 들어 올려진 청연의 눈에,
 
아무런 감정도 없이 당신을 내려다보며 목을 조르는 목호의 얼굴이 비칩니다.
 
GM:체력을 1 차감합니다.
 
청연:(끅, 제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산소가 차단되어 제 목을 조른 손에 매달려 버둥거린다.) 목, 목호... (온도 없는 그 시선이 너무나 낯설어 살기 위해 버둥거리던 것도 잊고 벌벌 떨었다. 단 한 번도 나를 그리 바라보지 않았잖아.)
 
목호,
 
당신의 부름에 그의 입에서 채 언어가 되지 못한 그르렁거림이 새어나옵니다.
 
흔들리는 두 눈동자는 살의와 혼란스러움이 뒤섞여 어지럽습니다.
 
이내, 목호는 당신을 내동댕이칩니다.
 
강한 충격과 함께 당신의 시야와 보이는 모든 것들이 흔들립니다.
 
머릿속 내내 이명이 들리며 청연의 코에서부터 혈액이 흘러내립니다.
 
어지러운 머리를 흔들고 다시 목호의 모습을 눈으로 좇으면...
 
목호는 보이지 않습니다.
 
위에서부터 쿵, 쿵, 쿵, 하고 규칙적으로 묵직한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계단을 타고 올라가며 손에 잡히는 것과 벽을 전부 파괴하고 부수고 있군요.
 
청연을 공격한 목호는 폭주 상태로 건물의 가장 높은 곳까지 향합니다.
 
도시의 폭발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청연, 어떻게 할까요?
 
청연:(쿨럭,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고민할 새도 없이 무거운 몸을 최대한 움직여 소리가 나는 쪽으로 목호를 쫓아 달린다.) 잠깐, 잠깐만! 목호!!! 어디 가는 거야!!
 
당신은 부상당한 몸을 이끌고, 목호의 손에 박살 나 무너져내리는 계단을 오릅니다.
 
후들거리는 다리는 옥상으로 향하는 도중 몇 번이고 풀려버립니다.
 
멈출 기미가 없는 코피를 닦아내며 그제야 당신은 깨닫습니다.
 
인간의 몸은 너무 유약하고, 부드러우며,
 
한 번뿐인 삶은 부족하다는 사실을요.
 
벽과 계단은 강한 힘을 싣고 내리친 주먹과 발길질로 움푹 팬 채 부스러기를 흘리고 있습니다.
 
위로,
 
위로,
 
더 위로.
 
목호의 빠른 발을 따라잡지 못한 청연은 한참 뒤에서야 옥상에 도착합니다.
 
잠겨있던 옥상의 철문은 억지로 연 것인지,
 
단순히 그 너머로 가겠다는 의지 하나에 의해 흉한 형태로 휘어져 있습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너덜너덜한 문짝을 걷어내면,
 
목호가 있습니다.
 
그는 불완전했던 정신을 어느정도 추슬렀는지,
 
시선을 건물 아래의 야경에 꽂은 채 눈을 떼지 못합니다.
 
주먹을 감싸고 있던 장갑은 그 힘을 이기지 못해 너덜너덜하게 찢어져 있습니다.
 
이 순간이 영원할 것처럼 눈이 쏟아지고,
 
하늘은 새카맣지만,
 
여전히 새파랗게 밝은 건물의 빛을 등지고 선 목호의 표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가 당신에게 사람의 마음이 있다고 했던가요?
 
당신을 믿는다고 했던가요?
 
당신을 파트너라고 했던가요?
 
전부 위선입니다.
 
청연은, 여전히 목호를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있나요?
 
청연:당연하지...
그러니까 목호, 가지마.
나도 데려가줘. 내가 네 파트너라고 했잖아.
 
목호:.......
 
당신의 말에 목호가 무어라 중얼거립니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면, 들릴 것도 같습니다.
 
청연:가지마. 제발, 이렇게 빌게. 나만 두고 가지마. (마음처럼 움직여주지 않는 몸을 겨우 이끌고 발걸음을 내딛는다.) 다시는, 다시는 그러지 않을테니까...
 
목호:다가오지 마!!
 
당신은 그제서야 목호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까이 오지 말라는 말과 달리, 두 눈은 살의로 번뜩이고,
 
그의 몸은 이미 전투 준비를 마쳤습니다.
 
청연:왜? (아이처럼 서럽게 우는 듯한 얼굴로 걸음을 멈췄다.)
너까지 없어지면, 날 두고 가버리면 나는 어떻게 하라고. 날 두고가지마.
크리스마스 파티 하자며? 이향까지 불러서 셋이서 파티하기로 했잖아.
모처럼 셋이 같이 모여서 맛있는 것도 먹고, 선물 교환식도 하자고 네가 그랬잖아. 네가 갖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하라고 했지. 나 아직 선물 뭐 갖고 싶은 지도 말 안 했는데.
나 사실은, 선물 같은 거 없어도 괜찮아.
그냥 너희랑 줄곧, 같이 있고 싶었어...
 
진심 어린 말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목소리가 닿지 않는지 목호의 호흡이 점점 거칠어집니다.
 
청연, 당신도 너무 잘 알겠지만...
 
저건 괴물이에요.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미리 경고하겠습니다만, 총을 사용할 거라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청연:네가 없으면, 나는 도무지 어찌 해야할 지 모르겠어.
전부 네 탓이야. (겨우 입꼬리를 끌어올려 억지로 웃는 얼굴을 만들어낸다. 그런 엉망진창인 몰골로 비틀거리며 느릿하게 손을 뻗다가 순간적으로 잡아채듯 너를 끌어안았다.) 같이 있어줘.
 
당신은 그를 쏘는 것을 포기하고 다가갑니다.
 
폭주 상태의 알파를 앞에 두고 너무 방심했군요.
 
GM:목호와 청연의 전투가 시작됩니다.
마지막 전투는 약식이 아닌, COC의 전투룰을 사용합니다.
총이든 근접전이든 판정은 자유로우며,
현재 크리쳐인 목호의 민첩이 99이기 때문에 순서는 목호-청연 입니다.
다만 목호의 체력이 반으로 닳으면, 한 턴 동안 멈춘다는 패널티를 부여하겠습니다.
참고로 청연, 전투 외에 다른 기능을 사용할 거라면...
 
GM:청연의 공격 턴은 포기해야 합니다.
 
목호:
근접전(격투)
기준치: 75/37/15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GM:청연, 반격 또는 회피.
 
청연:윽, 목호!! (신음을 꾹 눌러삼키며 엉망진창인 몸을 움직여 공격을 피한다.)
회피
기준치: 50/25/10
굴림: 57
판정결과: 실패
 
목호:
rolling 1d3+1d4
 
(
1
 
)
+
(
3
 
)
 
 
=
4
 
느린 청연의 몸은 목호의 공격을 피해 내지 못합니다.
 
목호의 주먹이 복부에 꽂히고, 힘에 의해 허공에 붕 떠올랐던 청연의 몸이...
 
이윽고 아래로 추락하며 옥상을 구릅니다.
 
GM:체력을 4 차감합니다.
청연이 행동할 차례입니다.
 
청연:(바닥을 구르며 미끌어지다 겨우 손을 뻗어 멈춘다. 충격에 품 안에서 튕겨져 나간 휴대폰을 더듬어 주워든다.) 쿨럭, 아, 진짜 너무하잖아... (우는 건지 찌푸린 건지 모를 얼굴을 겨우 들어 동앗줄을 잡는 심정으로 주문을 시도한다.)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청연, 한 턴을 소비해 지능 판정에 성공합니다.
다시 목호의 차례입니다.
 
목호:
비무장
기준치: 75/37/15
굴림: 83332
+2: 극단적 성공
+1: 극단적 성공
  0: 실패
-1: 실패
-2: 실패
피해: 4
 
GM:청연, 반격 또는 회피.
 
청연:(허겁지겁 휴대폰을 꽉 쥔채 자리에서 일어나 공격을 피한다. 나도 몇십 분 전까지는 저렇게 움직일 수 있었는데, 하는 억울함이 찰나 스쳐지나간다.)
회피
기준치: 50/25/10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목호의 주먹이 청연의 옆을 스칩니다.
 
다행히도 그 주먹이 꽂힌 곳은, 청연이 있던 자리입니다.
 
커다란 굉음과 함께 깨진 바닥의 파편이 사방으로 흩어집니다.
 
GM:청연의 차례입니다.
 
청연:...그러니까 지금 내가 저걸 맞았다고. 이 연약한 몸으로... (헛웃음만 나오는 중)
(이내 고개를 휘저어 잡생각을 털어내고 다음 차례를 이행했다.)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한 턴을 소비해 정신력 판정에 성공합니다.
마력 4 을 소모해 주문, 알파를 재우는 자장가를 시전합니다.
 
연구원의 메모장에 적혀있던 수상한 주문, 알파를 재우는 자장가.
 
주문의 성공과 동시에 청연은 정신을 갉아먹히는 묘한 기분이 듭니다.
 
A시가 폭파될 때까지 남은 시간은 5분 남짓.
 
마법처럼 진정된 목호가 바닥으로 넘어집니다.
 
청연:(허겁지겁 넘어지는 목호를 붙들어 제 쪽으로 잡아당긴다. 몸상태가 상태인지라 그대로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넘어져 사람 둘의 무게를 제가 감당했다.) 끅... (아파 죽겠네.) 으... 그래도, 어떻게든, 되긴 했는데... 이제 어쩌지. 이대로 죽는건가...
 
이름과 달리 잠들지는 않는 건지, 청연의 품에서 눈을 깜빡인 목호가 벌떡 일어납니다.
 
목호:괜찮나? 다친 곳은, (다급하게 당신의 부상을 살피려다가, 멈칫한다. 그 원인이 자신인 것이 명백했으므로.)
 
청연:아파 죽겠어, 진짜로... 농담 아니고 눈물도 좀 난 거 같은데. (지친 낯으로 낑낑거림)
 
목호:울었어? 응? (멈췄던 손이 다시 당신에게로 향한다. 뺨을 붙잡고, 얼굴을 살핀다.)
 
청연:아, 잠깐 잠깐. (그 작은 몸짓에도 몸이 비틀리는 것 같아 다시 눈물을 찔끔, 뽑아냈다.이미 얼굴은 엉망진창인지라 별로 티는 안 났지만.)
 
목호:미안, 미안하다. (얼굴을 놓아주고 당신에게서 조금 떨어진다.)
... 어째서 총을 쏘지 않은 거지?
 
청연:뭐가 어떻게 될 줄 알고 총을 쏴? (낑낑거리면서 몸을 일으킨다.) 까딱하다가 네가 진짜 죽어버리면 어떡하라고.
 
목호:(옆에서 조심스럽게 일어나는 것을 돕는다.) 청연, 너도 알겠지만... 이미 변해버린 몸이다. 그렇게 쉽게 죽을 리는 없어.
 
청연:시끄러... 그냥 무사한 거에 감사나 하면 안 돼? (투덜투덜) 애초에 피하는 것도 제대로 못했는데 그 상황에서 널 맞출 수 있을리가 없잖아.
 
목호:(끄응.) ... 알겠다. 잔소리는 여기까지 하지.
 
그가 주섬주섬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냅니다.
 
리모컨이군요.
 
그가 버튼을 누르자, 당신의 군복 안에서 달칵, 하고 목줄이 풀리는 것이 느껴집니다.
 
청연:뭐야. (당황한 얼굴로 목줄을 끄집어내 손에 든 채로 저가 제멋대로 긁어내린 목을 더듬는다.)
 
목호:... 이제 시의 폭파까지 얼마 남지 않았겠군.
아마도 조금 뒤면 우리의 구조를 위해 헬기가 도착하겠지.
청연. 나는 본부로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다.
 
청연:뭐? 그럼 나는?
 
목호:민간인을 대상으로 실험한다는 사실을 안 이상, 본부에 협력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러니 더 이상 나에게 네 목줄을 쥘 권한은 없겠지.
청연, 너는 어떻게 하고 싶지?
 
청연:내가 왜 이 지랄을 했는 지 몰라서 묻는 거냐 지금?
하... 내 성대한 고백을 이렇게 찬다고. 난 울기까지 했는데?
나 또 여기서 질질 짠다 진짜 한다 진짜 한다고.
 
목호:(하하, 웃으며 당신의 눈가를 매만지는 시늉을 한다.)
본부로 돌아가도 좋고, 이곳을 벗어나 자유롭게 살아도 좋아. 너에게는 그럴 권리가 있으니까.
다만 네가 아직 나를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면...
내 무모한 계획에 동참해 주지 않겠나?
 
청연:이자식은 내 말을 귓등으로 들었나? (시늉만 하는 손을 불만스럽게 바라보다 그대로 턱하니 얼굴을 쥐여주었다.)
입 아프게 하지말고 데려가. 네가 먼저 마르고 닳도록 파트너라고 했잖아.
너는 혼자 두면 적당히를 모르고 너를 갈아넣을테니까, 옆에서 멈추고 도와줄 사람도 있어야지.
 
적당히를 모르고 너를 갈아넣을 테니까.
 
이건 누가 할말인가요.
 
의견을 확인한 목호가 청연을 안아들고, 옥상에서 뛰어내립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AOC를 이탈합니다....
 
검은색 의자에 앉아있던 마지막 사람이 뒤로 넘어가며,
 
회의실 내부는 혈향과 살덩어리로 채워졌습니다.
 
코를 찌르는 냄새에 미간을 좁히며 밖으로 나간다면 총을 느슨하게 든 목호가 당신을 맞이합니다.
 
목호:이쪽은 정리가 끝났다.
 
복도 너머에서부터 목호가 있는 곳까지, 길게 핏자국이 이어집니다.
 
이걸로 당신과 목호의 수뇌부 전복 계획은 종료되었지만...
 
뒤이어 찾아올 혼란은 아무것도 모르는 안전지대 시민들의 몫이겠죠.
 
창밖, 검은 어둠 위로 새파란 야경이 번집니다.
 
목줄이 사라진 목은 허전할지언정 춥지 않습니다.
 
그렇게 혼돈에 빠진 세상을 뒤로하고,
 
앞으로, 또 앞으로.
 
GM:PC, KPC 생환.
청연과 목호는 안전지대를 벗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