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고스트
클리셰 SF세계관의 크리쳐는 그어그어하고 울지 않는다-괴물묵시록
MDWT/CoC
 
괴물묵시록
Call of Cthulhu 7th Edition Fan-made Scenario
 
...
청연은 여전히 무의식의 세계에 있습니다.
그리고, 무의식 속의 당신을 누군가가 자신의 성으로 초대합니다.
정확히는 그런 기분을 느낍니다.
걷고자 하면 그 바닥 아래로 길이 깔리고,
희미한 트럼펫 소리와 함께 안내됩니다.
주변 풍경은 청연의 상상 속 이미지대로 구현됩니다.
당신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화려한,
혹은 흉악한 장식의 성이 당신을 반깁니다.
붉은 카펫이 기어이 몸을 눕히며 청연을 반깁니다.
어쩌면 누군가의 가죽일지도 모릅니다.
주변에는 검게 일렁이는 군중이 술렁입니다.
그 형태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청연을 깔보는 듯한 소리를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별다른 판정 없이 그들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눈앞에는 거대한 문이 있습니다.
고개를 들어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습니다.
가볍게 미는 것만으로 당신은 어두컴컴한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안에는...
연회장처럼 꾸며진 내부,
둥근 원탁과 7개의 권좌,
여섯 개체의 외계 신이 둥글게 둘러싸고 앉아 당신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저마다 화신체의 몸을 빌려, 얼굴 위로는 긴 베일을 드리운 채로.
여섯 신은 청연에게 잠시 시선을 뒀다가 저마다 하던 행동을 마저 취합니다.
식사를 하거나, 책을 읽거나, 휴대폰(으로 추정되는 것)을 보던 이들 중,
가운데 권좌에 앉은 외계 신이 청연에게 앉을 것을 권합니다.
청연은 나머지 한 권좌가 자신을 위한 자리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청연:되다만 반쪽짜리도 앉아도 되나? (실실 웃으면서 자리에 앉는다.)
 
⩎̩̠̗̯͎̍̍͋̏̏̚⩑͈͈͖͆̋̉̓͌̚͟͡ͅ⩔̵͓͎̖̫̘̝͈̼̌͆̀̔͜͡͡ͅ⩑̡̛̛̭̦̘͕͗̆͊̈́̈́͒͢͡⩎̸̧͔̹͖̖͔͙̬͈͗̒̋̋͘͘͜:반쪽짜리라니, 무슨 그런 말을.
어서 오세요. 이곳은 새로 태어난 신의 심사와 관리를 주관하는 위원회입니다.
제 이름은 ⩎⩑⩔⩑⩎로, 인간들이 요그 소토스라고 부르는 외계신족의 일원입니다.
당신 같은 케이스는 처음이지만 완전히 드문 일은 아니죠.
절차에 따라 명부에 등록 후 신격화를 진행하겠습니다.
완전동기화까지 앞으로 12시간 남았네요.
화신의 몸은 다른 시간과 차원의 지구로 차원 이동 중이던데, 남은 시간동안 어떤 계획이라도 있습니까?
 
청연:신들도 명부 같은 걸 등록하고 관리해? 신기하네.
그렇게 거창한 계획은 없고... 그냥 할 수 있는 걸 해보려고 해. 실패하면 어쩔 수 없지만.
내가 이런 모습이 되기까지... 왜 내 세상이나, 아무튼 크리쳐가 엮인 세상은 모두 멸망해야만 했는 지 궁금하기도 하고.
 
⩎̩̠̗̯͎̍̍͋̏̏̚⩑͈͈͖͆̋̉̓͌̚͟͡ͅ⩔̵͓͎̖̫̘̝͈̼̌͆̀̔͜͡͡ͅ⩑̡̛̛̭̦̘͕͗̆͊̈́̈́͒͢͡⩎̸̧͔̹͖̖͔͙̬͈͗̒̋̋͘͘͜:아하, 확실히 완전동기화된 신체라면 그런 고민따위 무용할 힘을 갖고 있겠지만,
동기화된 이후에 그런 하찮은 것들은 안중에 들어오지도 않을 텐데요.
완전한 존재가 되면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청연:하지만 난 아직 반쪽짜리 잖아? (으쓱)
아직까지는 신경 쓰여. 어차피 남은 시간 동안 그게 아니면 딱히 할 일도 없고... 애초에 그 문제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한 거니까.
 
⩎̩̠̗̯͎̍̍͋̏̏̚⩑͈͈͖͆̋̉̓͌̚͟͡ͅ⩔̵͓͎̖̫̘̝͈̼̌͆̀̔͜͡͡ͅ⩑̡̛̛̭̦̘͕͗̆͊̈́̈́͒͢͡⩎̸̧͔̹͖̖͔͙̬͈͗̒̋̋͘͘͜:그렇군요.
수월한 목표 달성을 위해 당신에게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이제는 저희들의 동료니까요.
지금 향하는 차원은 그 어떤 세계선에서도 전례가 없었던, 지구에 크리쳐가 없는 세계가 맞죠?
그곳에도 당신을 비롯한 특이점들은 존재합니다.
변수를 일으키는 그 특이점들을 제거하세요.
지금의 당신은 반쪽짜리라고 해도 신,
이 세계선의 역사를 다른 세계선들에 뒤집어씌우는 것 정도는 가능할 것입니다.
 
청연:아, 그럼 궁금한 게 있는데...
혹시 내가 태어난 세계선도 가능할까?
 
⩎̩̠̗̯͎̍̍͋̏̏̚⩑͈͈͖͆̋̉̓͌̚͟͡ͅ⩔̵͓͎̖̫̘̝͈̼̌͆̀̔͜͡͡ͅ⩑̡̛̛̭̦̘͕͗̆͊̈́̈́͒͢͡⩎̸̧͔̹͖̖͔͙̬͈͗̒̋̋͘͘͜:당연하죠. 아주 간단한 일이 될겁니다.
 
청연:그래, 그렇구나.
그럼 열심히 해야겠네. 그래서 명부 등록이라는 건 어떻게 하는데?
 
⩎̩̠̗̯͎̍̍͋̏̏̚⩑͈͈͖͆̋̉̓͌̚͟͡ͅ⩔̵͓͎̖̫̘̝͈̼̌͆̀̔͜͡͡ͅ⩑̡̛̛̭̦̘͕͗̆͊̈́̈́͒͢͡⩎̸̧͔̹͖̖͔͙̬͈͗̒̋̋͘͘͜:그건 제가 이미 해결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12시간 후면 완전히 우리의 동료가 됩니다. 원하든, 원치 않든.
 
청연:오, 서비스가 좋네?
그럼 이제 나가도 될까?
 
⩎̩̠̗̯͎̍̍͋̏̏̚⩑͈͈͖͆̋̉̓͌̚͟͡ͅ⩔̵͓͎̖̫̘̝͈̼̌͆̀̔͜͡͡ͅ⩑̡̛̛̭̦̘͕͗̆͊̈́̈́͒͢͡⩎̸̧͔̹͖̖͔͙̬͈͗̒̋̋͘͘͜:아, 그 전에 특이점들에 대한 정보도 드리죠.
 
⩎̩̠̗̯͎̍̍͋̏̏̚⩑͈͈͖͆̋̉̓͌̚͟͡ͅ⩔̵͓͎̖̫̘̝͈̼̌͆̀̔͜͡͡ͅ⩑̡̛̛̭̦̘͕͗̆͊̈́̈́͒͢͡⩎̸̧͔̹͖̖͔͙̬͈͗̒̋̋͘͘͜:이 정보도 도움이 될 테니 드리겠습니다.
그는 평범한 살해가 아닌, 청연과 같은 '신'의 힘을 사용해 특이점 그 자체를 제거하는 게 포인트라고 강조합니다.
그렇게 특이점이 제거되면 세계선의 연쇄 작용이 발생되어 무너지는 다른 차원의 역사 역시 새로 쓰이고,
그동안의 재난과 특이점은 모두 '없던 일'과 '없었던 사람들'이 될 것이라고요.
 
⩎̩̠̗̯͎̍̍͋̏̏̚⩑͈͈͖͆̋̉̓͌̚͟͡ͅ⩔̵͓͎̖̫̘̝͈̼̌͆̀̔͜͡͡ͅ⩑̡̛̛̭̦̘͕͗̆͊̈́̈́͒͢͡⩎̸̧͔̹͖̖͔͙̬͈͗̒̋̋͘͘͜:물론, 전부를 제거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죠.
일부를 제거하고 경과를 지켜봐도 상관 없습니다.
혹은 전혀 다른 방법을 고르는 수도 있겠네요.
전부 당신의 자유지만, 가장 손쉬운 방법은...
그가 탁자 아래로 내리고 있던 팔을 테이블 위로 올립니다.
혼탁한 색의 위족이 구불거리더니, 테이블 위를 기어다니고 있던 검은 좁쌀 같은 생명체를 살짝 누릅니다.
그것만으로 존재는 사라집니다.
12시간 내로 잘 마무리하고 돌아오시길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인간 차원에서 신이 발생하는 건 정말 유례 없는 일이라, 저희도 지켜보겠습니다.
그제야 청연은 이 연회장의 내부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검은 좁쌀 같은 것들은 전부 흉측한 모습으로 벌거 벗은 채 기어다니는, 피부가 벗겨진 제물들입니다.
그들은 종종 살아있으며, 종종 미쳐 있고, 종종 소리를 지릅니다.
하지만, 파리의 비명은 인간에게 닿지 않는 법. 신에게도 그 목소리는 닿지 않습니다.
청연 역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인간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12시간 후면, 모든 걸 잃고 그들과 같은 존재가 될 것입니다.
 
⩎̩̠̗̯͎̍̍͋̏̏̚⩑͈͈͖͆̋̉̓͌̚͟͡ͅ⩔̵͓͎̖̫̘̝͈̼̌͆̀̔͜͡͡ͅ⩑̡̛̛̭̦̘͕͗̆͊̈́̈́͒͢͡⩎̸̧͔̹͖̖͔͙̬͈͗̒̋̋͘͘͜:신체의 전송이 끝났나보군요.
그럼, 건투를 빕니다.
그렇게 청연은 도시 한복판에서 눈을 뜹니다.
짧은 호흡,
완전히 다른 공기가 당신을 맞이합니다.
이곳은 크리쳐도, 안전 지대도 없는 세계입니다.
얼핏 보면 거리의 풍경은 안전 지대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이런 세계가 어떤 제약도 없이 넓게 펼쳐져 있겠죠.
 
GM:시작과 동시에 광기가 지급됩니다.
... 이제 특이점들을 제거하기 위해 움직일 수 있습니다.
12시간 내에 해결하려면, 빨리 움직여야겠군요.
 
청연:세상 좋네~ 넓고, 사람도 많고.
사람 한두 명 사라져도 아무도 신경 안 쓸 것 같아. 못 쓰는 거겠지만.
제노 보러가야지.
실버와 제노, 두 사람이 있는 곳은 도심에 위치한 의료 센터입니다.
6층 이상의 상위 층은 전부 병실입니다.
들어서면 카운터에서 번호표를 뽑은 후 대기하라는 자동 멘트가 들려옵니다.
카운터에서 두 사람의 이름을 대며 찾지 않아도, 청연은 안대 아래 가려진 중앙 관리 체제 시스템을 사용해 센터 내부의 모든 CCTV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은 3층 휴게실에 있군요.
휴게실 내부로 들어서면, 제노는 청연을 알아보곤 인사합니다.
실버는 피곤한듯 잠시 테이블에 엎드려 졸고 있습니다.
 
제노:엇, 어라.
 
청연:안녕. 쟨 왜 저기서 졸고 있어?
 
제노:피곤하다길래 조금 쉬게 뒀어요. 청연 씨는 여기 웬일로...
어디 아프기라도 하신 거예요?
 
청연:응? 당연히 우리 고슴도치 보러왔지. (제노 볼 쨔부.)
아픈 곳... 눈을 좀 다쳤어. 아파 죽겠다, 오빠 호 해줘.
 
제노:(볼 쨔부.) 제- 제가 여기 있는 줄은 어떻게 알고-
아니 그보다, 정말 다쳤어요?! 어, 어디 봐요.
 
청연:음, 누구한테 들었어. 누군지는 비밀이고... 진짜 호 해주게? (장난끼 가득하게 웃다가 얼굴을 가까이 들이민다.)
 
제노:... 아프단 거 거짓말이죠? 호 같은 걸로 나을 리 없잖아요.
 
청연:내 마음의 상처는 좀 나을지도?
 
제노:(여전히 실버가 잘 졸고 있는지 눈치를 살피다가, 살짝 호 해준다.)
 
청연:(!) 진짜 해줄 줄은 몰랐는데. (감동... 어린 표정으로 입 틀어막고 제노 쳐다봄.)
아 이제 진짜 하나도 안 아픈 것 같아. 행복하게 할 일 할 수 있겠다.
 
제노:할 일이요? 센터에서?
 
청연:뭐... 그렇게 되나? 맞아. 센터에서 할 일도 있지.
 
제노:... 역시 정말 아파서 오신 거죠? 저랑 이렇게 대화하고 있어도 괜찮아요?
빨리 의사를 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안색도 안 좋고....
 
청연:아파서 온 거 아냐. 정말로 널 보러 온거니까. (생글생글 웃는 낯으로 내려본다.)
더불어서 실버한테도 볼 일 있고. 아, 역시 오랜만에 온전한 너희를 보니까 좋네.
 
제노:(조용히 고개만 갸웃한다.) 실버 깨워줄까요?
 
청연:자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그럼 무섭지 않게 한 번에 보내줄 수 있으니까.
아, 근데 깨어 있으면 웃길 것 같긴 해.
 
제노:...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요....
조금 앉아서 쉬시는 게 좋겠어요. 직원을 불러올게요. (손을 잡고 소파로 데려간다.)
 
청연:다 알아들었으면서, 못 알아들은 척 하기야?
진짜 두고가게? 도망치면 후회할 걸. (순순히 소파 앞까지 와서 잡은 손을 내려보며 눈을 휜다.)
 
제노:... .... (여전히 손을 잡은 채로, 잠시 침묵한다.)
저한테 왜 이래요? 오늘따라 좀, ... 이상한 것 같아요.
 
청연:그런가? 난 잘 모르겠는데...
그냥, 오랜만에 너랑 평화롭게 대화하니까 신이 좀 났나봐.
 
제노: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냥... 느낌이...
... ...
청연 씨, 이긴 한 거죠?
죄송해요. 이상한 질문해서.
 
청연:맞아. 아직까진 그래.
아, 역시... 난 네가 좀 더 이대로 있었으면 좋겠나봐. (웃는 낯 그대로 제노를 꽉 끌어안았다가 놓아준다.)
만나서 좋았어. 좀 더 머무르면 나도 내가 어떻게 할 지 모르겠으니까 이만 갈게. 멀지 않은 때에 다시 보자.
 
제노:(무어라 말하려는 듯 입만 달싹이다가, 손을 놓아준다.) ... 네. 나중에 다시 봐요.
 
청연:(살랑살랑 손을 흔들어주면서 휴게실에서 나왔다.)
제노가 보고 싶어서 먼저 오긴 했는데... 없애기에는 역시 조금 마음이 아프네.
그럼, 일단 제일 거리낌 없는 놈부터 없애야 하는 거겠지.
리그가 어디지?
리그는 어느 고원에 위치해있습니다.
적막하고 조용합니다.
리그의 모든 CCTV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청연은 보이지 않고, 목호만 홀로 사무실에 있습니다.
 
청연:음? 같이 있을 줄 알았는데... (어깨를 으쓱이다가 사무실 문을 두들긴다.)
목호, 안에 있어?
푸른 하늘, 선명한 구름, 적당히 좋은 날씨와 선선한 바람, 창가 자리.
턱을 괸 채 모니터를 바라보던 목호가 목소리에 문을 향해 다가갑니다.
 
목호:청연?
일찍 퇴근한 거 아니었나?
 
청연:아, 퇴근 했구나. 귀찮게 됐네. (중얼...)
퇴근하려다가 다시 왔어. 별 건 아니고 너한테 볼 일이 좀 있어서.
 
목호:설마 나를 도와주려고?
농담처럼 말하며 웃은 그가 문을 열고 당신을 마주한 순간, 눈의 안대를 보고 멈칫합니다.
 
목호:피곤하면 가서 쉬면 될 텐데. 그 안대는 뭐지?
 
청연:나 그렇게 안색이 안 좋은가? 제노도 그 소리를 하던데. (제 얼굴을 더듬다가,)
궁금해?
 
목호:그래. 다치기라도 한 건가? (어딘가 분위기도 묘하게 다른 것 같고, 그렇게 중얼거린다.)
 
청연:음, 조금? 궁금하면 벗겨보던가. (손을 잡아올려 턱, 얼굴을 얹어준다.)
 
목호:(눈을 동그랗게 뜬다.) 무슨 일 있었나? 평소에는 내가 손을 대기만 해도 화를 내더니.
 
청연:(푸하하) 아 진짜? 손만 대도 화내? 무슨 짓을 했길래 그러지?
난 목호가 쓰다듬어주는 거 나쁘지 않았는데. 어린애처럼 취급하는 건 짜증났지만.
 
목호:...
그건 좀 이상한 말이군.
 
청연:뭐가?
이상한 건 하나도 없는데.
 
목호:꼭 다른 목호가 있는 것처럼 말을 해서 말이다.
너는 꼭 다른 청연 같고.
 
청연:다른 목호는 없지. (없어졌어.)
내가 다른 청연이면? 싫어? (슬 웃으며 손에 얼굴을 부빈다.)
 
목호:(자연스럽게 쓰다듬는다.) 아니, 싫다기보단, 뭐라고 해야 하나...
어려운 질문이군. 너는 어떻지? 다른 목호라도 상관이 없나?
 
청연:난 다 좋은데... 근데 보통 다른 목호들한테는, 내가 아닌 청연이 있더라고.
그럼 조금 슬퍼져. 나도 내 파트너가 있었는데, 나도...
 
목호:파트너라, 그거 기쁜데.
내가 다른 목호가 되어도 언제나 네가 파트너로 있어주는 건가.
순간 머릿속으로 지난 일들이 생생하게 흘러 들어옵니다.
청연을 향해 발포하던 모습,
청연의 폭주를 제압하던 모습,
옥상에서 마주하고,
함께 맞서 싸울 수 없는 존재와 싸우고,
결국엔 적이 되었다가,
다시 곁으로 돌아왔다가,
또...
감당하지 못할 기억이 밀려옵니다.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GM:HP - 7
뿌옇게 그림자 진 시야 너머로 목호가 걸어 옵니다.
괜찮냐고 묻는 목소리가 윙윙거리며 귀를 괴롭힙니다.
 
청연:아파... (몇 번이나 눈을 깜빡이며 시야를 바로 하려 노력한다.)
 
목호:청연, 괜찮나? 청연! (어깨를 강하게 붙잡는다.)
역시 몸이 좋지 않은데 온 건가? 의무실에 가는 게 좋겠어.
 
청연:아니, 괜찮아... 거기 가도 할 수 있는 건 없으니까. (휘청거리듯 고개를 털어낸다.)
있잖아, 그 말 정말이야? 정말로 내가 네 파트너여서 기뻐?
 
목호:그래. 네 파트너라서 기쁘다. (그렇게 말하며 열이 나는 건 아닌지 손으로 이마를 짚어본다.)
 
청연:그래...? 그 녀석도, 그렇게 말해주면 좋겠네.
목호, 내 집 어딘지 알아?
 
목호:알고 있다. 역시 집에 가서 쉬는 게 좋겠군. 바래다주마.
 
청연:그냥 알려주기만 해도 되는데. 나 혼자 갈 수 있어...
 
목호:의무실에 먼저 들른다고 하면 순순히 보내주마.
 
청연:거기가도 소용 없다니까... 그래도 넌 고집 안 꺾겠지. (한숨)
알았어, 가면 될 거 아냐.
두 사람이 의무실로 향하면,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직원 하나 없이 조용합니다.
목호는 익숙한 손길로 체온계를 찾아 청연의 열을 재어보지만, 아무런 이상은 없습니다.
그가 당신을 침대에 눕히곤 이불을 꼼꼼히 덮어줍니다.
그리고 열심히 토닥입니다. 토닥토닥.
 
청연:집 알려준다며... 지금 뭐하는 거야?
 
목호:한숨 자고 일어나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청연:싫어. 잘 시간 없어. (영차... 몸 일으킴)
 
목호:무리하면 안 된다. 휴식은 중요해.
 
청연:참나, 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까지 하고 있는데.
집 어딘지나 알려줘.
 
목호:도저히 휴식을 취하러 간다곤 생각되지 않는데.
 
청연:할 일이 있어...
 
목호:정말 중요한 일인가?
 
청연:중요한 일이야.
 
목호:... 청연.
힘든 일이 있으면 말해줘. 우린...
그래, 파트너잖아.
 
청연:그렇지만 네 파트너는 내가 아니잖아.
내 파트너도 네가 아니고.
 
목호:그래도 청연은 청연이지.
나는 네가 걱정된다. 혼자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것 같아서.
 
청연:그럼 같이 있어주지 그랬어.
뭐, 괜찮아. 생각보다 할 만 하거든... 조금만 더 하면 전부 괜찮아질테니까.
 
목호:... ...
미안. 집은 알려줄 수 없다.
 
청연:왜?
 
목호:네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려는 것 같아서.
 
청연:이게 가장 간단한 길인 걸.
나도 이정도는 할 수 있어. 실패하지 않을거야.
 
목호:아니, 분명 다른 길도 있을 거다.
내가 도울 수 있게 해줘. 같이 찾을 수 있게.
 
청연:있을 지도 모르지.
하지만 됐어... 딱히 길을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안 들어.
네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집 정도는 가르쳐줄 사람 많아.
 
목호:왜 그렇게 쉽게 포기하는 거지?
청연, 너는 그런 사람이 아니잖아.
 
청연:그런 사람이 뭔데?
 
목호:뭐든 놓아버리려 하고, 싸우기도 전에 포기하려 하고...
넌 그런 사람이 아니야.
 
청연:이해가 안 가네... (더이상 웃지 않는다.)
나는 포기한게 아냐. 그랬으면 내가 지금 이런 꼴이지도 않았겠지.
뭐, 네가 전부 이해해줄 거라곤 생각 안 했어.
 
목호:포기했다. 최선의 방법이 있을 걸 알면서도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있잖아.
아무런 설명도 없으면서, 어떻게 이해해달란 거지?
 
청연:최선의 방법이 있을 지, 그게 성공할 지 어떻게 알아?
난 이미 수도 없이 실패해왔고, 남은 시간은 별로 없어. 내게 주어진 조금의 시간이 전부 끝나면 나는 아무것도 행하지 않게 될거야.
그렇게 되기 전에, 실패하지 않게 하겠다는게 뭐가 나쁘지?
 
목호:알 수 있어, 청연. 나는 알아. 그리고 너도 이미 알고 있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괜찮아. 우린 계속해서 다음 방법을 찾을 거니까.
 
청연:다음은 없어...
전부 죽었으니까.
내가 다 죽였어.
 
목호:다음이 없다고 누가 그래? 지금 눈앞에 내가 살아있잖아.
청연. 아주 작은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나는 거기에 걸어보고 싶다.
그리고 나는 네가 성공하리라 믿어.
 
청연:네 세계는 여기잖아...
내가 실패하면 내 다음은 아무도 없어. 넌 전혀 상관 없는 사람이고, 그래야만 해.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서, 네 청연을 버리려고?
설득해도 소용 없어. 단지, 손짓 한 번이면 끝날 일이니까.
 
목호:누구도 버리지 않아. 내 청연도, 너도.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함께 나아가는 게 파트너 아니겠어?
네 목호도 분명 이렇게 말할 거다.
 
청연:내 파트너는 죽었어.
너도 참 너다. 벽에다 대고 말하는 것 같네... 네가 아무리 그래봤자 뭐해?
난 내 파트너가 당장 살아돌아오지 않는 이상 마음을 바꾸진 않을 거야.
이제 됐어. 더 말하기도 입 아프다.
네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나 혼자 알아서 갈 수 있으니까. (자리에서 일어난다.)
목호는 무어라 말을 더 하려다 결국 입을 다뭅니다.
그렇게 적막만이 남은 의무실을 떠나갑니다.
청연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그러니까 이 세계의 청연의 집을 찾아갑니다.
정말로, 청연을 죽이나요?
 
청연:그래야 하잖아.
죽인다면, 그 녀석을 가장 처음으로 죽이는 게 낫겠어.
...
그때,
스산한 기운이 뺨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따뜻한 액체가 흐르는 기분에 손등으로 뺨을 훔치면,
붉은 피가 번집니다.
청연, 옆을 보세요.
 
청연:...? 뭐야? (느릿하게 고개를 돌린다.)
바로 옆에 있던 기둥에는 익숙한 모양의 단도가 꽂혀있습니다.
이건 AOC에서 사용하는 무기입니다.
무기를 날린 곳을 향해 몸을 돌리면,
잠시 비일상과 일상의 경계가 모호해집니다.
새하얀,
너덜너덜한 군복을 입은 목호가 서 있습니다.
목호는 한 발자국 다가가며 권총을 장전합니다.
 
목호:찾았잖아.
다정한 내용이지만 살벌한 목소리,
틀림없이 당신이 잘 아는 목호입니다.
그것도 당신이 '버리고 온' 목호네요.
설마 여기까지 쫓아올 줄은 몰랐는데, 놀라운 집념입니다.
길게 말할 필요도 없이 1:1 전투가 시작됩니다.
 
청연:어라, 어떻게 왔지...
꿈인 줄 알았네. 여기까지 어떻게 왔어?
 
목호:그게 중요한가?
지금, 우리가 함께라는 게 중요하지.
정말 많이 보고 싶었다. 정말로. (총구를 당신에게 향한다.)
 
청연:보통 그런 말을 총 겨눈 상태로 하던가...
쏠거야? (웃는 낯으로 무방비하게 양 팔을 벌린다.)
 
목호:묻고 싶은 게 있다.
사람들을 그렇게 만든 게, 너인가?
 
청연:사람? 뭘 말하는 거지... (잠깐 곰곰히 생각하다가)
아, 그거.... 맞아, 내가 그랬어. (태평스럽게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목호:왜 그랬지?
대체 왜?
 
청연:그래야만 해서?
그러고 싶어서?
 
목호:... 그래. 네 말이 그게 전부라면.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6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6
 
청연:
근접전(격투)
기준치: 70/35/14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rolling 1d3+1d4
 
(
2
 
)
+
(
4
 
)
 
 
=
6
순식간에 쏘아지는 탄환을 피한 청연이 목호에게 다가갑니다.
살짝 툭 쳤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그가 저만치 날아가있습니다.
 
청연:아, 미안... 이렇게까지 세게 치려고 한 건 아닌데.
네가 갑자기 공격해서 놀랐잖아. (삐죽) 그걸 진짜 쏴? 파트너라고 했으면서...
괜찮아?
 
목호:(다시 일어선 자세에 흐트러짐은 없다. 거칠게 입가를 닦아내곤, 정확하면서도 빠르게 탄을 재장전한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8
 
청연:화내지마. 왜 그렇게 화난 거야?
비무장
기준치: 70/35/14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피해: 3
 
목호:(얻어맞은 얼굴의 중심을 붙잡고 조금 비틀거린다. 흘러나오는 피를 손등으로 대충 훔친다.)
그딴 걸 지금 질문이라고 하는 건가?
 
청연:음, 그렇게 멍청한 질문은 아니였다고 생각하는데...
어쩌지, 이게 막 내 마음대로 안 되네. 이렇게까지 때릴 생각은 아니였는데.
미안, 힘조절이 잘 안 돼. (대수롭지 않게 성큼 다가가 턱을 쥐고 들여다본다.) 피 나잖아...
 
목호:(빠득, 소리가 나게 이를 세게 물었다가, 그대로 주먹을 날린다.)
비무장
기준치: 75/37/15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4
 
청연:
회피
기준치: 40/20/8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아야...
이 갈지마. 이 상하잖아. (맞긴 한 걸까? 싶은 낯으로 돌아간 고개를 돌려 다시 들여다본다.)
너무 화내고 흥분하면 피도 잘 안 멎을 걸. (붙든 얼굴을 그대로 잡아당겨 할짝, 코 아래에 흘러내리는 피를 핥는다.)
 
목호:(다가오는 얼굴, 그리고 코 아래서 느껴지는 감촉에 움찔했다가, 다시 주먹을 쥔다. 이번에는 복부를 노려서.)
비무장
기준치: 75/37/15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피해: 5
 
청연:
회피
기준치: 40/20/8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막으나 마나 한 공격.
그러나 순간 생긴 틈으로 당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목호가 총을 장전합니다.
 
목호: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7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3
 
청연:
회피
기준치: 40/20/8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아파... 진짜로, 죽이기라도 하게? (비틀거린다.)
 
목호:그럼 다정하게 키스라도 나누길 바랐나?
 
청연:그래주면 나야 좋지.
 
목호:원하는 만큼 실컷 해주마. 저승에서.
 
청연:진짜 화났네. 어쩌지, 죽어도 저승은 같이 못 가주는데.
날 죽이면 이제 너도 혼자일텐데도?
 
목호:(한쪽 입꼬리를 올린다.) 걱정 고맙군.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9
 
청연:
비무장
기준치: 70/35/14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네가 그렇게 화내는 거 처음 봐.
아니... 아닐지도?
 
GM:큰 대미지를 입은 청연, 일시적으로 악인: 광기가 중지됩니다.
 
청연: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목호는 거의 전투광에 가까운 광기를 내보이고 있습니다.
그가 아직 크리쳐 상태라는 사실을 깨달음과 동시에, 진정시킬 방법 또한 떠올립니다.
바로 알파의 자장가입니다.
 
청연:목, 목호... 잠시만, 잠깐만. (허억, 머리 한 구석으로 미뤄두었던 고통이 삽시간에 몰려들어 비틀거린다.)
 
목호:죽기 전에 하고 싶은 말이라도 생겼나? (당신을 바라보는 눈길은 여전히 서늘하다.)
 
청연:...미, 안해. 잘못했어... (서늘한 시선에 움찔, 몸을 떨었다.)
나, 정말로... 네가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은데, 그러면 안 될 이유가 있거든.
용서해달라고는 안 할게...
매혹
기준치: 90/45/18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목호:... .... (달라진 당신의 태도에 눈썹을 약간 움찔거리더니, 방아쇠에 건 검지를 풀어낸다.)
동정심이라도 유발할 셈인가? 그런 태도는 전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청연:아냐, 아니야... 그냥 너한테 사과하고 싶어서... 미안해.
아무것도 못했어. 항상 실패하고, 망치기만 했어... 이게 내 마지막 기회야.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목호:무슨 말이지? 제대로 된 설명을 해. (총구를 당신에게 들이민다. 하지만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지 않은 채다.)
 
청연:나도, 내 세상을 구하고 싶어서, 너랑 같이 있고 싶어서 그랬어.
미안해.
정신
기준치: 500/250/100
굴림: 8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GM:청연, 마력 -5
알파를 재우는 자장가의 시전에 성공합니다.
순간 진정되었나 싶었던 목호가 단도를 뽑더니,
두 사람의 손을 겹친 채 정중앙에 꽂아버립니다.
손등이 꿰뚫리는 고통.
 
GM:두 사람 다 HP -3
 
목호:... 이제, 도망 못 간다.
전부 제대로 설명해.
 
청연:윽, 아... 자, 잘못했어...
나, 도망, 안 칠테니까...
이거 빼고, 소, 손 치료하고 하면 안 될까? (제 상처나 손은 아랑곳 않은 채 네 손을 내려보며 어쩔 줄을 몰라한다.)
 
목호:... (그런 당신을 가만 바라보다가, 꽂힌 단도를 뽑는다.)
내 치료는 됐다. 리셋하는 쪽이 더 빠르니까.
 
청연:하지마... (일렁이는 눈으로 양손으로 네 손을 꼭 쥔다.)
리셋해도 아프잖아. 리셋도, 많이 할 수도 없고...
 
목호:... 돌아가자. 같이.
 
청연:...어디로?
 
목호:원래 있던 세계로.
 
청연:그러면, 같이는 못 가는데? (어설프게 웃는다.)
 
목호:어째서지?
 
청연:다 알고 온 거 아냐?
난 네 파트너가 아냐.
...미안해.
 
목호:그렇다 해도, 이곳에 남아있을 이유 또한 없어.
 
청연:... 할 일이 있어. 그것만 하고 나면... 여기에는 더이상 머무르지 않을 테니까.
이번에야말로 실패하지 않을게. 정말로 간단한 일이니까, 할 수 있어.
 
목호:그건 어떤 일이지? 나도 할 수 있다면 돕겠다.
 
청연:(머뭇) ...나 혼자도 할 수 있어.
 
목호:청연.
왜 자꾸 거짓말을 하지?
도망가지 않겠다는 것도, 날 걱정한단 것도 거짓말인가?
 
청연:아니야!!! (움찔, 움츠러 들었다가 비명처럼 소리 질렀다.)
거짓말이 아니야, 전부 진심이야... (기도하는 것처럼 벌벌 떨리는 손에 힘을 준다.)
그냥, 전부 내 책임이니까. 그리고, 너, 네가... 싫어할 것 같아서...
 
목호:그렇다면 전부 사실대로 말해. 뭘 숨기고 있는 거지?
 
청연:... (눈을 질끈 감는다.)
이 세상의 몇몇 특이점들을 없애고, 이 세계선을... 멸망해 가는 우리의 세계선에 덧 씌울거야.
그러면! 네 파트너도 되살릴 수 있어. 그러면, 그러면 다 괜찮아질거야.
 
목호:...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이 아무리 희생되어도 상관없다는 건가?
 
청연:그게, 그러니까...
...네가 싫어할 거라고 했잖아.
 
목호:'다 괜찮아진다'는 네 말을 이해할 수가 없다.
대체 뭐가 괜찮다는 거지? 대의를 위한 소의 희생이?
너는 사람을 구하고 싶은 게 아니었나?
 
청연:맞아, 구하고 싶었어...
하지만 내가 구하고 싶다고 해서, 마음처럼 잘 되진 않더라.
그럼 어쩌면 좋지? 세상을 구해달라고 내게 모든 걸 걸어준 사람들을 져버리고 멸망하도록 내버려 둘까? 나, 난 여기서 그만둘 수 없어. 어떻게든 해내야만 해.
멸망해가는 네 세계선을, 이미 멸망해버렸을 지도 모르는 내 세계선을 위해서라도.
 
목호:누군가를 위해서라는 말도 안 되는 명분 집어치워! 그 사람들이 네 이런 모습을 원해서 목숨을 걸어준 것 같나!
분명 누군가를 죽이지 않고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다른 생명을 희생시키는 일 따위 허락할 수 없어.
 
청연:나도 알고 있어. 이 방법이, 옳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정도는 나도 안 단 말이야.
그렇지만 가장 이상적이고 올바른 방법을 찾을 때 까지 난 기다릴 수 없어.
네 허락 따윈 필요하지 않아...
 
목호:청연. 여길 좀 봐, 응? (당신의 얼굴을 잡아 저와 눈을 마주치게 한다.)
할 수 있어. 너 혼자라면 불가능하다고 느꼈던 일이라도, 지금은 함께잖아.
옳은 방법이 아니란 걸 알고 있다면 더욱 네가 그런 행동을 하게 둘 순 없다.
이건 허락이 아니라 부탁이야. 우린... 파트너잖아.
 
청연:...내 파트너는 네가 아냐. (멍하니 바라보다가 이내 눈을 홉뜨고 손을 뿌리친다.)
내 파트너는 네가 아냐!! 네 파트너도 내가 아니라고. 내, 내 파트너는 죽었어. 내가, 내가.... 우웩, 헉. 허억... 나를 두고 가버렸어. 그런데, 근데 그건 내가 먼저 두고 가서, 그렇지만 난 그녀석이 원하는 대로 해주려고... ... ...내가 다 망쳤어...
난, 난 너처럼은 못해. 나도 해내고 싶었어. 그런데 안 되는 걸 어떻게 해?!
실패해도 괜찮다고 했지만, 그치만 정말 괜찮을 리가 없잖아.
...내가 아니라 네가 살았으면 좋았을 걸.
 
목호:...
왜...
왜 그런 말을 해? 내가 네 파트너가 아니라 싫어진 건가?
 
청연:싫어, 좋아해, 미워... 좋아, 싫어, 좋아해.
그렇지만 네 파트너는 그 날 죽었잖아. 나는 살아돌아온 게 아니야.
살아있던 내가 끌려온거지.
 
목호:내 파트너가 아니어도 좋으니까 어디에서든 네가 살아있길 바라서, 그래서 나는,
네 파트너도 분명 그런 마음이었을거다. 그걸 알면서, 이미 알고 있으면서 왜...
 
청연:나도 너랑, 네가 살아있으면 하고 바랐어. 그러지 못한다면 나도 같이 죽고 싶었어.
그런데 이게 뭐야? 나만 살아있잖아. 그래도 네가 살라고 했으니까... 살아보려고 했어.
하지만 오늘 내가 살아도 내일 세상이 멸망한대. 네가 지키고 싶었던 세상이.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해? 왜 칭찬 안 해줘? 내가 노력해서 세상을 지키려고, 구하려고 하잖아. 왜 잘했다고 안 해줘? 나 정말 힘내고 있는데... 왜 나한테만, 왜 나만...
 
목호:(무어라 말도 못 한 채 입만 벙긋거리다가, 당신을 끌어안는다.)
미안해, 두고 가서 미안하다, 남겨진 네가 이렇게 힘들어할 줄은 생각도 못 했어. 내가 무책임했다. 다 내 잘못이야....
 
청연:그런 말을 듣고 싶었던게 아니야... (무기력하게 품 안에서 축 늘어져 눈을 감고 기댄다.)
 
목호:미안하다, 내가... 내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보마. 그러니까 포기하지 마. 내가 널 지킬테니까....
네가 원치도 않는 살인을 하게 두지 않아. 한 번만 더 나를 믿어다오. 마지막이어도 좋으니까.
 
청연:...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네가 그동안 더 나은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나는 가장 먼저 청연을 죽일거야.
어쩌면 그녀석 한 명으로 괜찮아질 지도 모르지. 하지만 넌 그것도 원하지 않을테니까... 네가 바라는 대로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네.
 
목호:(당신을 끌어안은 채 잠시 고민하다가, 떨어진다.) 미고라면 뭔가 방법을 알고 있을지도 몰라. 미고를 찾아가야겠어.
 
청연:글쎄... (별 기대는 하지 않는 듯 무기력한 낯으로 고개만 끄덕인다.)
 
목호:이곳에도 분명 그가 있을 거야. 문제는 위치를 모른다는 건데...
콘라드와 오데트라면 뭔가 알고 있지 않을까?
 
청연:어디든 연구원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던 것 같으니까 그럴 수도...
찾아갈거야? 둘은 어디있는 지 알고 있기는 해.
 
목호:그래. 조그마한 실마리라도 얻을 수 있다면, 시도해 볼 만한 가치는 있다.
 
청연:... 그럼 가기 전에, 치료부터 하고 가자. (굳은 입매로 네 손을 만지작거린다.)
 
목호:기다리면 알아서 나을 텐데. (응급처치 키트를 꺼낸다.)
응급처치
기준치: 65/32/13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청연의 손에 붕대를 둘둘 감아준다.)
 
청연:난 괜찮은데... 그래도 치료해두는 쪽이 더 빨리 낫잖아.
나도 이정도는...
응급처치
기준치: 40/20/8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못하네.
미안.
 
목호:(꼼꼼하게 청연의 상처에 응급처치를 마친 뒤, 그제야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짓는다.) 이제 움직일까.
 
청연:(자기가 엉망으로 둘러놓은 목호 붕대 쳐다봄...) 진짜로...?
 
목호:아직 횟수를 다 소비하지 않았어. 금방 나을 거다.
그래도 고맙다, 청연. 덕분에 괜찮아진 것 같아.
 
청연:... ...그래... (힐끔힐끔 붕대랑 목호 번갈아가면서 쳐다보다가 한숨을 푹 내쉰다.)
분명 열심히 배웠는데 왜 실력이 나아지질 않을까. ...내가 그렇지 뭐...
 
목호:(자학하는 말에 이러고 쳐다봄)
 
청연:(낑...)(더 쭈그러들음)
 
목호:내가 만족했으면 그걸로 된 거 아닌가. (엉성하게 감긴 붕대 꼭 쥠)
 
청연:무슨 치료를 만족도를 따져서 해... 알았어, 더 말 안 할게. 가자...
두 사람이 일하는 바닷가는 도심에서 차로 2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합니다.
경치가 좋고, 햇볕이 따사로워 휴양지로도 좋아 보이네요.
예쁘게 깔린 모래사장 위를 뛰어노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연구소 내부의 모든 CCTV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은 2층 복사실에 있습니다.
콘라드는 청연이 기억하던 그대로지만, 오데트는 더 이상 어린아이의 모습이 아닙니다.
 
콘라드:응? 교수님 찾아뵈러 오셨어요? 지금 안 계시는데...
콘라드가 서글서글하게 웃으면서 복사한 종이를 챙깁니다.
 
콘라드:학회에 가셨거든요. 커피 드릴까요?
 
청연:아니... 우린 미고를 찾으러 왓는데. 미고가 교수님인가?
 
오데트:네, 맞아요. 교수님하고 개인적인 친분이라도 있으세요?
 
청연:음... 맞아. 조금 일방적이기는 한데.
 
오데트:학회가... 이번에 새로 발견된 세포를 이용한 자가 복구 치료 관련이랬나? 맞지?
아무리 들어도 수상하다니까. 우리 분야도 아닌데.
 
청연:(목호 쳐다봄)
목호와 시선을 주고받을 때, 콘라드가 커피를 두 사람에게 건넵니다.
 
콘라드:자, 여기요. 두 분께서 듣기에도 좀 이상하죠?
원래 그런 거 좋아하시거든요. 그래도 아직 외계인 연구는 안 해서 다행이다. 그치?
 
오데트:글쎄, 교수님 호기심을 생각해. 기회만 있다면 하고도 남을걸.
 
콘라드:그런 거 해봤자 판타지 영화 고증 자문 일밖에 안 들어오는데도....
 
오데트:자문이라도 구하고 하면 B급은 아니겠네.
 
청연:(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커피 마시는 척 시선 굴림)(B급...)
두 사람은 소소한 잡담을 나누며 웃습니다.
헤어지기 전의 마지막 모습을 생각하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평화로운 풍경입니다.
 
목호:그럼 미고는, 아니, 교수님께선 언제 돌아오시지? 우리가 기다릴 시간이 없어서 말이다.
 
콘라드:여기, 교수님 명함이에요. 이쪽으로 연락하시면 될 거예요.
콘라드가 내민 명함에는 미고라는 이름과 함께 전화번호가 적혀있습니다.
 
청연:...나 여기 통신용 기기 없는데. (속닥...)
 
목호:(청연 봤다가, 다시 콘라드 봄) 고맙다. 혹시 괜찮으면 전화도 좀 빌릴 수 있겠나?
 
콘라드:예에? 아니, 뭐, 상관은 없는데, 제 건 충전 중이라...
 
오데트:제 기기를 빌려드릴게요. 여기요.
두 사람이 어쩐지 수상한 눈으로 바라보지만, 목호는 아랑곳하지 않고 명함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겁니다.
 
청연:(걍 생긴 것도 수상하게 생김)
... 교수는 기꺼이 학회에 관해 알려줍니다. 통화가 끝난 뒤 위치 정보를 받습니다.
 
목호:그렇다는군. 전화 고맙다, 오데트. (순식간에 커피를 마시고, 종이컵을 쓰레기통에 넣는다.)
미고가 있는 곳으로 가지.
 
청연:솔직히 별로 기대는 안 되는데... (얌전히 종이컵 버리고 따라감)
만나서 좋았어. 나중에 봐.
 
오데트:네? 아, 네에....
청연과 목호는 연구소 밖으로 향합니다.
 
오데트:... 나, 저 사람들한테 이름 알려줬던가?
 
콘라드:몰라. 교수님하고 아는 사이라잖아.
...
발걸음을 옮기는 중, 침식 발작이 발생합니다.
두통과 헛구역질이 동반됩니다.
남은 시간은 5시간.
학회가 열린 홀에 도착하면, 해산하는 중이었는지 사람은 듬성듬성 보입니다.
 
청연: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아직 어질어질함...)
 
목호:
관찰력
기준치: 45/22/9
굴림: 2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목호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면, 흩어지는 사람들 틈에서 익숙한 뒷모습을 발견합니다.
깔끔하게 빼입은 회색 정장, 중절모 아래로 희끗한 흰 머리, 살짝 절뚝거리는 다리, 멋스러운 지팡이...
분명히 미고입니다.
 
청연:솔직히 이젠 좀 지겨운 얼굴인데...
 
목호:그래도 가봐야지. 무언가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청연:그래, 뭐 이젠 진짜로 몇 시간 안 남았으니까.
미고에게 다가가면, 그는 찬찬히 고개를 돌려 청연이 있는 방향을 봅니다.
외알 안경이 있는 자리를 매만지던 그가 친절한 미소를 띄우며 당신에게 인사합니다.
 
미고:이런 늙은이에게 무슨 볼일이라도 있습니까?
 
청연:이미 알고 있지 않아?
영화 관람, 좋아하잖아.
 
미고:예? 아, 좋아하긴 하죠. 그렇긴 한데...
혹시 오데트를 통해 연락을 주신 분들입니까?
 
청연:(미묘하게 실망하는 중) 인간 미고는 관심 없는데...
맞아. 정확히는 얘가 하긴 했지만. (목호 손으로 가리킴)
 
목호:그래. 내가 연락했다.
미고, 그...
말재주
기준치: 5/2/1
굴림: 13
판정결과: 실패
... 외계인 얘기를 하려고...
 
청연:넌... 하... 됐다. (목호 황당하게 쳐다보다가)
갑자기 이상한 얘기해서 미안해. 황당하게 들릴 건 알지만,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안 될까? (최대한 불쌍한 척 미고를 바라본다.)
매혹
기준치: 90/45/18
굴림: 8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미고가 짐짓 놀란 표정을 지으며 두 사람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웃습니다.
 
미고:외계인이라... 예, 정말 재밌는 주제이지요.
당신들, 평범한 인간이 아니군요. 그렇지 않습니까?
 
청연:맞아, 우리가 평범하지도 않고... 인간도 아니지.
 
미고:그렇습니까. 확실히 저는 인간들이 '크리쳐'라고 부르는 것에 관해 연구했습니다. 발표는 포기했지만요.
당시 저는 시공간을 넘어 연락을 주고받는 연구를 병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 단말기에 이어진 다른 차원에서 '크리쳐 연구는 그만두라'는 신호를 받았기 때문에...
제가 이 연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건 저 자신 밖에 없으니, 아마 다른 차원의 제가 관련 연구를 하다 큰 불행을 일으켜서 그런 게 아닐까, 라는 추측을 했었죠.
... 관심 있다면 따라오시겠습니까?
 
청연:불행이라고 하는 것치곤 당사자는 꽤 즐거워 보였던 것 같은데...
관심이야 많지. 그것 때문에 당신을 보러온 거니까. 어디로 가는데?
 
미고:제 연구소입니다. 저만이 쓰는 연구소요.
이 세계는 미고가 금속형 크리쳐를 인류에게 나누어주지 않은 세계입니다.
모든 크리쳐의 토대가 되는 금속형 크리쳐란 어떻게, 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는 기회입니다.
무언가 단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죠.
 
청연:비록 나한테는 이제 약 5시간 정도만 남았지만 말이지.
 
목호:가보자, 청연. 마찬가지로 크리쳐에 대해 연구한 미고라면 분명 답을 알고 있을 거다.
 
청연:일단은 네가 하자는 대로 하기로 했으니까, 알았어.
미고는 두 사람을 자동차에 태운 뒤 연구소까지 운전하며 장황하게 떠듭니다.
 
미고:믿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인간을 정말 좋아합니다.
선천적으로 다리가 하나 없이, 그리고 비교적 멍청하게 태어난 탓에 동족들에게 비웃음을 샀지만... SF 영화를 보고 변했거든요.
몇몇 인간은 제가 본 게 고작 클리셰 B급 영화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말이죠, 그런 작품에도 감화되는 자가 있다는 걸 아십니까?
어쩐지 익숙한 대사가 이어집니다.
청연의 반응을 곁눈질한 미고가 슬쩍 눈치를 봅니다.
 
미고:제 이야기가 지루한가 보군요.
차는 매끄럽게 나아가 미고의 연구소에 도착합니다.
그런 연구를 해낸 성과와는 어울리지 않게, 연구소는 작은 주택입니다.
 
청연:이미, 들은 이야기라서.
 
미고:이미 들었다고요?
실례지만, 저와는 초면이 아닌 겁니까?
 
청연:너랑은 초면이겠지. 하지만 미고와는 몇 번 만났었거든.
 
미고:....
미고는 지하실로 내려가는 문 앞에서 손짓합니다.
따라 내려가면, 내부에는 여러 개의 실험관들, 빼곡한 책장, A4 용지로 지저분한 책상이 있습니다.
그가 가장 먼저 가까이 간 곳은 실험관들이 늘어선 벽입니다.
청연이 익히 잘 아는 금속형 크리쳐와 유사한 재질의 금속들이 안에서 유기체처럼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들은 당신의 존재를 기민하게 눈치채고 가까이 모여듭니다. 마치 열대어처럼요.
 
미고:평범한 금속이 아니란 것쯤은 바로 눈치채셨겠죠.
이건 의지를 가진 생명체입니다. 인간의 세포와 융합도 어렵지 않아요.
이것으로 의수나 의족을 만들면 어떨 것 같습니까?
뿐만 아니에요, 이것만 있으면 인류는 온갖 도구를 개발하고, 그들의 문명은 황홀하게 발전할 수 있을 겁니다.
또 다른 자신의 경고로 인해 여태 발표하지 않았지만, 어지간히 미련이 남은 모양입니다.
 
청연:(멍하니 실험관 안을 들여다본다.) 의지를 가졌잖아.
그런데 그런 생명체들이 한낱 도구로서의 자신에 만족할까?
사람들은 그런 평화롭고 단순한 것들로 만족할까?
 
미고:...
당신은 분명 다른 차원에서 온 존재 같군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씀해주시지 않겠습니까?
무언가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청연:이젠 내 비극을 얼마나 전시해야만 하는 건지, 모든게 지루하게 느껴져...
그렇게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야. 단지 이 연구는 네 소박한 바람과는 다르게, 들판 위에 불이 번지듯 겉잡을 수 없이 비극을 향해 달려갔단 얘기지... (실험관을 톡톡 두드린다.)
도미노처럼 크리쳐가 나타난 모든 세계가 멸망해가고 있어. 우리의 세계선을 포함해서.
미고는 이야기가 끝나고도 침묵을 지킵니다.
항상 미고는 답이 없는 상황에서도 또 다른 답을 찾아내 청연을 다음으로 이끌곤 했죠.
그러나, 이번에는 다릅니다.
 
미고:죄송합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할 날이 올 줄은 몰랐는데...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네요.
제 식견이 부족한 탓입니다.
이런 건 세계의 정해진 규칙과도 다름 없습니다.
일개 개인의 몸으로 뒤엎을 수 있는 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운명,
세계의 규칙을 바꾸는 건 다른 이야기죠.
 
청연:...그렇다는데, 어쩌지?
 
목호:....
마지막으로 미고는 무언가 내밉니다.
스스로를 억제하고 싶을 때 사용하세요, 라는 말과 함께요.
헝겊으로 둘둘 말려있어, 삐죽 튀어나온 손잡이에는 약간 일그러진 별이 있습니다.
 
GM:청연, 고대신의 증표가 새겨진 단검을 획득합니다.
미고 역시 뾰족한 수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배웅합니다.
다른 방법이 정말 존재하긴 한 걸까요?
남은 시간은 3시간.
청연은 도심 한복판에 있습니다.
움직이지 않는 당신을 두고 수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곁을 스쳐지나갑니다.
안온한 행복과 평화, 안전지대 사람들이 마땅히 누렸어야 하는 것들.
...
 
청연:이 방법 밖에는 없잖아.
무슨 소리를 듣더라도... 평화롭게 어딘가에서 살아있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할거야.
목호가 다급하게 당신을 잡아옵니다.
 
목호:아직 포기하긴 일러.
계속해서 방법을 찾아보자. 분명 답이 있을 거다.
 
청연:3시간 정도 밖에 안 남았어.
이정도면... 다 죽이는 것도 빠듯한 시간이야.
또 막을거야?
이번엔 정말로 죽이게?
 
목호:... 제발, 그러고 싶지 않아.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자. 너와 나라면 할 수 있어. 항상 그렇게 해왔잖아.
 
청연:그리고 내가 다 망쳤지.
목호, 시간이 없어.
 
목호:지금 누군가를 죽인다면 그거야말로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청연, 이렇게 부탁하마. 나와 계속 방법을 찾겠다고 말해줘.
 
청연:시도를 해보지 않은 건 아니잖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나도 너를, 제노를, 다른 모두를 죽이고 싶어서 이러는 줄 알아?
이대로 정말 아무것도 못 하고 멸망을 바라만 봐야하는 게 나는 더 두려워.
그 모든게 내게 무가치해지는 게...
 
목호:너에게 살인을 시킬 순 없어. 분명 다른 길이 있을 거다.
청연. 나도 두렵다. 너무나도 두려워. 하지만 네가 있으니까 용기를 낼 수 있어. 널 지켜내고 싶어.
파트너란 건 그런 거야. 내가 네 목호가 아니라고 해도, 그래도... 끝까지 운명에 저항해 보고 싶다.
 
청연:그러면... 난 파트너가 될 수 없겠네.
네가 나를 미워해도, 화를 내도... 그래도 난 네가 살았으면 좋겠어.
내 세계선의 목호도, 제노도, 다른 사람들도...
 
목호:그렇다고 해서 어떻게 내가 이 세계선의 청연을 포기하지? 나는 그럴 수 없다.
함께 싸우겠다고 해줘.
날 외롭게 만들지 마....
 
청연:그 말은 조금 이상하네... (슬 웃는다.)
내가 성공하면 네 파트너도 돌아올거라니까? 그럼 외롭지 않겠지.
이 세계선의 청연이 없어진 것도 아무도 모를거야. 네가 그렇게 마음이 쓰인다면, 다 지워줄까? 어떻게든 그정도쯤은 할 수 있을거야. 다 잊어도 괜찮아.
 
목호:네가 기억하잖아. 원치도 않는 살인과, 짊어졌던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네가 기억하지 않나.
그런 건 싫어. 널 이렇게 만들어놓은 주제에, 나 혼자 다 잊고 살아가라고?
 
청연:원래는 몰라도 괜찮았던 사실들이니까.
난 괜찮아. 조금 지나면 아무렇지 않아질거래. 그러니까 괜찮을거야.
이제 정말로 내 책임을 다하러 가야해...
 
목호:가지 마. 그럴 거면 차라리... 여기서 나를 가장 먼저 죽여라.
 
청연:...싫어. 이 세계선의 너까지 없애야 할 지도 모르는데 더 손대고 싶지 않아.
 
목호:이대로 가겠다면 전력으로 너를 막겠어.
앞으로 몇 번이면 나는 인간으로 돌아온다. 진짜 끝을 맞이하겠지.
그 목숨, 전부 너에게 주마.
 
청연:네가... ...
...
네가 정말로 미워질 것 같아.
내가 너를 죽이고, 나아가서 성공하면,
그래서 세계선을 전부 덧씌우는 데 성공하면...
그럼 너도 다 잊고 네 파트너랑 잘 지내겠지.
또 나만...
...뭐, 내가 해주겠다던 거랑 별로 다를 바 없네. 그렇지?
그럼 그렇게 할까?
 
목호:... ...
네가 나를 미워해도... 그래도 정말 좋아해.
어떤 세계의 나라도 이런 선택을 했을 거다.
용서는 바라지 않으마.
 
청연:맞아, 너는 그런 사람이었지... (조금 까마득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됐어. 막을 거면 마음대로 해. (덜덜 떨리는 손을 꽉 쥔다.)
어차피 내가 너한테 손 못댈 거 알고 그렇게 말하는 거잖아.
 
목호:(당신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단도를 손에 쥔다.)
(당신의 손을 꿰뚫었던 감각을 떠올렸다가, 그것을 내팽개친다. 나도 이렇게 떨리는데, 네가 어떻게 이 일을 견딜까. 다가가 당신을 안아주길 택한다.)
이것 봐. 나는 아직 살아있다. 누구도 죽지 않았어.
아직 기회가 있어, 청연. 모두를 살릴 수 있어....
 
청연:(단도를 쥐는 그 순간부터 체념한 것처럼 질끈, 눈을 감는다.)
...어떻게? 여기서 더 뭘 어떻게 할건데? 미고도 아무것도 모른다잖아. 이제 누구한테, 어디에 가서 뭘 할거야? 나는, 더는 모르겠어. (끌어안는 순간 크게 놀라 몸을 떨었다.)
 
목호: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우린 할 수 있을 거다.
네가 말한 특이점에 무언가 있다면, 그들이 해결 방법을 쥐고 있을지도 몰라. 꼭 죽이지 않더라도 할 수 있는 방법이.
다시 조사해 보자.
 
청연:...그렇지만, 다들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던데.
이쪽의 나는, 만나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목호:그래도 함께라면 분명 더 나을 거다. 다들 저쪽에선 최고의 요원이었잖아?
만나서 대화를 해보자.
 
청연:그 최고의 요원들이 모여도 멸망을 못 막아냈지.
...누구한테부터 갈건데. 다들, 모여있는 것도 아니고... 시간도 없어.
그제야 목호가 환하게 웃습니다.
아무도 다치지 않고, 완벽한 결말에 도달하는 방법.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그저 닿을 수 없는 빛처럼 느껴지기만 합니다.
하지만, 청연은 목호와 함께 그 길을 걷기로 했습니다.
아주 희미한 가능성이라도 놓치지 않도록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어가며 실마리를 찾습니다.
어떤 결과로 이어지든, 목호는 당신의 곁에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서로가 서로를 구해왔으니까...
하지만, 이건 아마 세계의 흐름이 원하지 않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정해진 길을 벗어나려는 청연의 귀에 갑작스럽게 이명이 울립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악기가 자아내는 소리가 섬칫합니다.
끔찍한 권좌에 앉은 이들의 목소리가,
인간의 희망과 노력을 하찮은 변덕으로 여기는 신들의 한숨이 들려옵니다.
어쩌면 그저 청연을 농락하려는 가벼운 마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불길한 웃음소리와 함께 이명이 사라집니다.
그들의 '도움'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청연에게 정말로 도움이 될만한 짓은 아니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애초에 권좌에 앉을 만큼의 힘이 있는 신들이라면 약간의 손을 쓰는 것만으로도 쉽게 지구의 운명을 개변할 수 있습니다.
그러지 않는 건...
그 편이 '재미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신이 나타난 것도,
필멸자 시절의 연과 삶에 휘말려 연연하는 것도,
모두 그들의 유희이며 오락거리입니다.
이러한 재미있는 컨텐츠가 쉽게 끝나는 것도 섭섭하죠.
순식간에 시야가 밝아지고 광풍이 휘몰아칩니다.
너무나도 강렬한 빛에 목호가 눈앞을 가리며 찡그립니다.
하늘에서 구름이 걷히면서 거대한 빛의 기둥이 발생합니다.
그 장소는 의료 센터, 바닷가, 리그입니다.
여기서 청연과 목호는 모든 '이변'을 알아차렸을 것입니다.
그들은 청연이 해내지 못한 일을 대신 해내고자 합니다.
모든 특이점의 학살입니다.
... 딜레마가 발생합니다.
한 군데를 선택한 순간 나머지 두 곳에는 늦을지도 모릅니다.
연장전의 시작을 알리는 빛기둥은 선명하게 빛나며 목적지를 향해 두 사람을 인도합니다.
단 하나만 구할 수 있다면...
... 어디부터 가야하죠?
 
청연:(헉, 헉... 목소리가 들려올 때 부터 치밀어 오르는 불안감에 온몸이 식은땀으로 축축해졌다.)
모, 목, 목호... (패닉에 빠져 어쩔 줄을 모른 채, 길 잃은 어린아이처럼 제 파트너를 바라본다.)
 
목호:(당신의 어깨를 강하게 잡는다.) 청연!
(마주한 두 눈에는 평소와 같은,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담겨있다.) 괜찮다. 알잖아, 다들 누구보다 강하다는 거.
순서대로 차분히 구하면 된다.
함께 있을 때에는 무적이니까.
 
청연:하지만, 여기서는 다들 요원도 아니고, 나, 내가 또 늦으면...
 
목호:늦지 않아. 설마 그들을 못 믿는 건 아니지? (상황에 맞지 않게 장난스레 웃는다.)
 
청연:(장난스럽게 웃는 얼굴을 앞에 두고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전부 내, 내 탓이야.
믿지 않는 게 아니라... 그렇지만... 읏...
 
목호:진정해. 진정해라. 불안한 심정 이해한다.
모두를 믿자. 마음 단단히 먹는 수밖에 없어.
더는 낭비할 시간도 없지. 청연, 결정을 내려줘. 어디로 먼저 향하면 되지?
 
청연:...제노한테, 가야해. 너랑 나는, 요원이 아니더라도 버틸 수 있을 테니까...
콘라드랑 오데트도, 콘라드 녀석은 못 미덥지만 오데트가 있으니까.
그렇지만 제노는, 그 애는 아직 어려서. 그리고, 내가 결국 한 번도 지켜주지 못했으니까.
 
GM:여기서부터 전투가 시작됩니다.
전개를 위해 두 사람의 체력을 모두 회복합니다.
단, 청연이, 정확히는 그 육체가 사망하면 그대로 끝이기 때문에...
다음 전투 중 모든 공격은 목호가 맞습니다.
소독약 냄새가 두 사람을 반깁니다.
갑작스러운 빛기둥의 발생에 센터 내에서는 화재 경보가 발령되었습니다.
주변에는 슈브 니구라스의 권속, 어둠의 아이가 3체 소환되어 주변을 짓밟고 있습니다.
3.5~6m에 달하는 거대한 검은 나무들은 저마다 끔찍한 다리를 옮기며 밧줄 같은 촉수로 창문을 깨고 사람들을 꺼내듭니다.
재빠르게 CCTV를 분석해 두 사람을 찾아내면,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호위하며 병원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새까맣고 끈적거리는 존재들 역시 청연과 동시에 인기척을 눈치챕니다.
환자들을 보호하며 전투가 발생합니다!
 
GM:일반 CoC 전투룰을 따릅니다. 순서는 목호 > 청연 > 에너미입니다.
3체의 어둠의 아이는 청연의 정체를 가늠하고는, 꾸물거리면서 합체합니다.
 
청연:제, 제노... (합체하거나 말거나 CCTV로 제노 찾아보고 안심하는 중...)
어둠의 아이의 검은 촉수가 살아있는 인간들에게로 쏘아집니다.
 
목호: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피해: 19
 
슈브 니구라스의 어둠의 아이: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피해: 18
 
청연:
비무장
기준치: 70/35/14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7
(여전히 CCTV 보는 중...)
 
슈브 니구라스의 어둠의 아이: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20
촉수가 방향을 틀어 두 사람에게로 향합니다.
순간 목호가 청연을 밀쳐내고, 그대로 촉수에 꿰뚫립니다.
목호의 몸체에 커다란 구멍을 낸 촉수가 축축한 피를 흘리며 빠져나옵니다.
 
GM:목호, 첫 번째 죽음을 맞이합니다.
 
청연:아, 으, 헉.... 목호... (화들짝 놀라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굳어있는다.)
 
슈브 니구라스의 어둠의 아이:
붙잡기
기준치: 60/30/12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피해: 13
촉수가 쓰러진 목호의 몸을 붙잡으려 하지만, 빠른 재생과 회피로 벗어납니다.
 
목호: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피해: 16
 
슈브 니구라스의 어둠의 아이:
붙잡기
기준치: 60/30/12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5
잇따른 재시도에서 목호를 붙잡는 데 성공합니다.
 
GM:목호, 근력 -15
 
청연:
비무장
기준치: 70/35/14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7
떨어져!!!!
 
슈브 니구라스의 어둠의 아이: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20
촉수가 목호를 정말... 놓아줍니다.
목호의 몸이 빠르게 날아 바닥에 처박힙니다.
 
GM:목호, 두 번째 죽음을 맞이합니다.
 
슈브 니구라스의 어둠의 아이: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피해: 13
 
목호: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5
다시 목호의 차례. 재장전합니다.
 
목호: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0
 
슈브 니구라스의 어둠의 아이: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8
어둠의 아이의 촉수가 터져나가며 절반 정도로 줄어듭니다.
 
청연:읏... (이젠 거의 울 것 같은 얼굴이다.)
비무장
기준치: 70/35/14
굴림: 1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9
 
슈브 니구라스의 어둠의 아이: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1
끔찍한 비명. 녀석이 발악합니다.
 
슈브 니구라스의 어둠의 아이: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피해: 18
 
목호: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1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3
촉수가 바닥에 쓰러져 꿈틀거립니다.
 
목호: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21
이윽고 목호의 공격에 남은 존재마저 터져 흩어집니다.
 
GM:전투 종료.
 
청연:너, 너 괜찮아?!? (바들바들 떨다가 황급히 뛰쳐나가서 목호를 붙잡고 이리저리 돌려본다.)
 
목호:괜찮다. 상처는 없어. (아무래도 깔끔하게 즉사했으니까. 그런 말은 삼킨 채 청연을 토닥인다.)
 
청연:읏... (그걸 다 지켜보기만 한 입장이라 아무말도 못하고 입술만 잘근잘근 씹는다.)
 
목호:아직까진 괜찮다. (그래, 아직까지는. 재생 속도와, 남은 생명을 가늠해 보다 환하게 웃어 보인다.)
 
청연:(환하게 웃는 얼굴과 대비되게 표정이 무너지는 중...)
미안, 미안해... 더, 열심히 할게... 미안해... 미안...
 
목호:사과하지 마. 너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
그리고 널 지키는 거야말로 내가 바라던 바니까.
 
청연:(아무말도 못하고 고개만 끄덕끄덕 흔든다.)
환자들을 뒤로한 채 두 사람에게 누군가 가까이 다가옵니다.
제노와 실버입니다.
조금 희한한 사람들을 보는 눈이지만, 두려워하거나 무서워하는 투는 아닙니다.
 
제노:저...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청연:(아무말도 못하고 목호 옷자락 붙잡고 서있기...)
 
제노:엄청 멋있었어요. 꼭 영웅처럼.
 
목호:환자들을 보호하던 너야말로 영웅이다.
목호의 칭찬 뒤로 실버가 제노를 잡아당깁니다.
 
실버:인사했으면 됐지? 이제 가자. 좀 이상한 사람들 같아.
제노가 실버의 손에 질질 끌려갑니다.
그리고, 청연은 무언가 가슴이 선득해지는 기분을 느낍니다.
일순이지만 별자리가 바뀌고 세계가 재구성되는 듯한 감각이 전신에 휘몰아칩니다.
눈을 깜빡이면 변한 것은 없습니다.
목호가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다음 사람들을 구하러 갈 차례입니다.
 
청연:있잖아.
여기에도 너랑, 내가 있고... 제노랑은 아까도 만나서 인사했는데.
왜 너랑 나를 모르는 것 같지? 기분 탓인가?
 
목호:다른 사람이라고 느꼈을지도 모르지.
눈치가 빠른 아이들이니까 말이야.
 
청연:...그런가? 그렇겠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다음에는 콘라드랑 오데트 쪽으로 가자. 콘라드 녀석은 미덥지 못하니까.
새하얀 빛이 언제 번졌다는 듯, 바닷가 주변에만 폭풍우와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바닷물이 잔뜩 불어나 범람하고 마을을 침범합니다.
평화롭던 연구소는 어느덧 반쯤 물이 차있습니다.
창문 밖에는 감히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크기의 괴물이 안을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촉수가 잔뜩 붙은 얼굴,
비늘이 덮인 몸,
그리고 길쭉한 날개.
영락없이 위대한 크툴루의 모습이지만, 창밖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탓에 오데트와 콘라드, 그리고 목호는 정신이 붕괴될 정도의 이성 판정을 면합니다.
청연만이 빠르게 돌아가는 지식 체계로 인해 바깥의 존재를 실감합니다.
쨍그랑, 소리와 함께 창문을 깨고 발톱이 침입하자, 콘라드가 오데트의 앞을 가로막습니다.
빗자루 하나만을 들고, 무장 하나 하지 못한 채로 거대한 존재 앞에 맞서 싸웁니다.
목격한 순간 전투가 발생합니다.
 
청연: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 에너미의 정체가 위대한 크툴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 정체는 고등 쇼고스 군체로, 자신들이 기억하는 가장 두려운 형태의 모양으로 의태해 능력을 일부 빌려 사용하는 중입니다.
 
GM:순서는 역시 목호 > 청연 > 에너미 입니다.
 
목호: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피해: 16
 
위대한 크툴루(를 흉내낸 고등 쇼고스 군체):
찍기
기준치: 60/30/12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
 
GM:목호, 체력 -2
 
청연:
비무장
기준치: 70/35/14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3
이런거랑 빗자루로 잘도 맞서겠다...
 
위대한 크툴루(를 흉내낸 고등 쇼고스 군체):
찍기
기준치: 60/30/12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고등 쇼고스의 몸이 주먹에 움푹 파입니다.
 
콘라드:저기요!! 다 들리거든요!!
근데 쩐다! 이길 수 있는 거죠?!
 
청연:귀만 밝아선.
 
위대한 크툴루(를 흉내낸 고등 쇼고스 군체):
소화
기준치: 60/30/12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피해: 6
 
목호: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피해: 15
쇼고스 군체가 내뱉은 소화액에 목호의 팔이 녹아내립니다.
급하게 뒤로 물러서지만, 군복과 살점이 모두 흐물흐물 아래로 떨어지고 그 안의 뼈가 보일 정도입니다.
목호가 장전을 마치고 총을 쥔 손을 반대로 바꿉니다.
 
목호: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3
 
위대한 크툴루(를 흉내낸 고등 쇼고스 군체):
찍기
기준치: 60/30/12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
탄환이 표면에서 터지며 쇼고스 군체의 몸이 뒤로 넘어갑니다.
 
청연:
비무장
기준치: 70/35/14
굴림: 6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0
(소리 지르고 싶은 거 꾹 참는 중)
 
위대한 크툴루(를 흉내낸 고등 쇼고스 군체):
소화
기준치: 60/30/12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
녀석이 괴성을 내지르며 마지막 발악을 시작합니다.
 
위대한 크툴루(를 흉내낸 고등 쇼고스 군체):
소화
기준치: 60/30/12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목호: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7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8
살갗이 녹아내리며 끔찍한 냄새가 퍼집니다.
목호가 이를 악물고 방아쇠를 당깁니다.
 
목호: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피해: 15
좀 더 물어야겠어 총각.
 
위대한 크툴루(를 흉내낸 고등 쇼고스 군체):
소화
기준치: 60/30/12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피해: 6
그... 어찌저찌 퇴치는 합니다.
비록 몸의 절반 정도의 살갗을 잃었지만요.
 
GM:전투 종료.
 
청연:(목호 보고 넋나간 채로 눈물만 주륵주륵 흘리는 중)
 
목호:(생각보다 느리게 재생되는 피부를 바라보다가, 청연의 시선에 급하게 옷자락을 당겨 그것을 가린다.)
괜찮다, 금방 재생될 거야! 그러니 울지마라, 응?
 
청연:(손을 대지도 못하고, 눈물도 못 그치고, 어쩔 줄을 몰라하다가 그대로 행동을 멈춘다...)
(우뚝,)
 
목호:(우뚝 선 모습을 보고 오히려 안절부절못한다....)
 
청연:내, 내가... (말을 하려다가 꾹, 입을 다물곤)
더 빨리, 해볼게... 뭐든간에.
쇼고스 군체는 파훼되어 물로 돌아갑니다.
흩어진 슬라임 같은 것들이 녹아 사라지면,
언제 어두웠냐는 듯 하늘은 맑게 변합니다.
콘라드와 오데트는 홀딱 젖은 채 구석에서 그 모든 광경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콘라드:고맙습니다. 솔직히 좀 이상한 사람들인줄 알았는데, 이렇게 도와주실 줄은...
 
오데트:콘라드.
 
콘라드:아니, 고맙다고 하고 있는 거잖아.
 
오데트:정말 고맙습니다.
콘라드가 악수를 청하듯 손을 건넵니다.
어떤 세계에서도 변한 것 하나 없는 사람입니다.
 
청연:(눈물 젖은 얼굴로 퀭하게 콘라드 쳐다보다가, 겨우 힘조절해서 악수한다.)
됐어... 그런 말투도 익숙하니까.
그 손을 잡은 순간, 청연의 시야 너머로 새하얗게 빛이 번졌다 돌아옵니다.
아까와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한결 더 강렬하고 세찬 기운이 청연을 감쌉니다.
안대 아래의 눈에서 헤아릴 수 없을 총량의 데이터가 휘몰아칩니다.
오로지 지금의 당신만이 알 수 있습니다.
조금씩이지만, 천천히 운명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남은 장소는 하나. 리그입니다.
그 어떤 소동도 없이 적막만이 감돌고 있습니다.
어디를 살펴보면 좋을까요?
 
청연:아까 왔을 때도 이랬던가... (찜찜하게 주위를 둘러보다가 망설임 없이 사무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
너무 늦은 걸까요,
목호가 축 늘어진 청연을 껴안고 있는 광경을 목격합니다.
문득, 목호가 두 사람의 발걸음 소리에 놀란듯 고개를 듭니다.
다리를 다친듯 거동하기 불편해보입니다.
 
청연:목호, 다쳤어?
 
목호:청연...? 이게 무슨, (당황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얼굴을 일그러트린다.)
도와줘, 도저히... 혼자서 일어날 수가 없다.
 
청연:그거 내려놔. 두고 가자. (담담한 얼굴로 품 안에 늘어진 제 자신을 힐끗 쳐다보곤, 가까이 다가간다.)
모든 세상의 너는 나를 한 번씩 잃게 되는 걸까?
 
목호:모든 세상의 내가, 너를?
 
청연:그런 거라면, 처음부터 만나지 않았다면 좋았을텐데.
자, 날 붙잡고 일어나.
 
목호: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하지만...
가까이 다가와 줘서 고맙군.
차가운 한기,
이어서 데이는 듯한 열기가 아랫배에서 들끓습니다.
검은 피가 후두둑, 하고 떨어집니다.
목호의 모습을 한 니알라토텝이 긴 발톱을 꺼내 아래에서부터 배를 찌릅니다.
 
GM:청연, HP -19
 
청연:아, 헉..... 끅... (어? 하고 의아함을 표현하기도 잠시, 손을 내민 그대로 비틀거린다.)
 
니알라토텝의 화신:어때요? 믿었던 사람한테 통수를 맞은 기분.
그 표정이 보고 싶었어요.
 
청연:하하, 하... 미안한데, 이게 처음이 아니라서...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입꼬리를 비틀어올린다.)
기대했던 표정이 아니라서 어쩌지?
 
GM:니알라토텝의 화신과의 전투가 시작됩니다. 순서는 목호 > 청연 > 에너미입니다.
 
청연:미안, 또 속아버려서... (코트 자락으로 애써 다친 부위를 감추고 목호에게 웃어보인다.)
 
목호:속은 쪽의 잘못 같은 건 없어.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
어느새 니알라토텝의 화신의 옆에서 이곳 청연의 모습은 사라져있습니다.
그것을 확인한 목호가 안심하고 장전된 총을 겨눕니다.
 
목호: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피해: 14
 
청연:바보야, 어디에 쏘는 거야?
비무장
기준치: 70/35/14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피해: 18
미안...
 
목호:....
 
니알라토텝의 화신:
격통 Roll
기준치: 100/50/20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니알라토텝의 화신이 주문을 사용합니다. 대상은 목호입니다.
 
GM:목호, 정신력 대항 판정.
 
목호:
정신
기준치: 80/40/16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순간 목호가 얼굴을 감싸며 뒤로 물러납니다.
눈에서 피가 맺혀 일시적으로 시야가 보이지 않게 됩니다.
 
GM:격통의 효과는 2라운드 동안 지속되며, 그동안 목호의 행동은 봉인됩니다.
 
청연:목호, 괜찮아?! (어지간해서는 물러서지 않을 사람이 그리 물러나니 온갖 생각이 휘몰아쳐 안절부절 못한다. 하지만 자기도 따라 물러날 수도 없어서...)
비무장
기준치: 70/35/14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9
 
니알라토텝의 화신: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피해: 15
청연에게 얻어맞은 화신이 비틀거리며 양손을 위로 올립니다.
 
니알라토텝의 화신:이러지 말죠. 전 그냥 위대하신 분들의 심부름꾼일 뿐이고,
모처럼 인질들도 살려드렸는데...
 
청연:그러면 나만 건들이고 저녀석은 건들이지 말았어야지...
네가 이제와서 항복한다고 해봤자, 없었던 일이 되나?
 
니알라토텝의 화신:화신을 죽인다고 무슨 이득이 있긴 하고요?
약간의 장난이었을 뿐입니다. 진정하시고... 우리 대화란 걸 해보죠.
제가 좋은 정보를 알려드릴 수도 있잖아요?
 
청연:내 화는 풀릴 수도 있잖아. (주먹 꽈악...)
무슨 정보. 지껄여봐, 듣고 판단할테니까.
 
니알라토텝의 화신:일단은, 저기.
그가 고분고분하게 어딘가를 가리킵니다.
사무실의 구석입니다.
 
청연:저기에 뭐가 있는데.
 
니알라토텝의 화신:인질들이요. 둘 다 무사합니다. 잠깐 자고 있을 뿐이에요.
 
청연:아... 굳이 둘 다 무사할 필요가 있나... (중얼)
(뒤에 목호 힐끗 쳐다봄...)(지금이 기회 아닐까?)
 
목호:(눈에서 핏물을 닦아내며 손을 뻗는다. 잠시 헤매던 그것이 당신의 팔을 잡아낸다.)
 
청연:(움찔, 화들짝 놀라 팔을 털어내려다가 멈춘다.)
...괜찮아?
 
목호:그래. 시야도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제대로 보이게 되면 네 치료부터 하는 게 좋겠어.
 
청연:나, 난 괜찮아. 네가 걱정이지... (끙끙거리면서 살살 얼굴을 붙들고 이리저리 살펴본다.)
 
목호:(자꾸만 흘러내리는 핏물에 눈을 비빈다.) 청연, 엉뚱한 짓 하지 마라.
전부 알 수 있으니까.
 
청연:읏... 새, 생각만, 생각만 했어. 진짜야... (움츠러든다.)
그런 것 보다, 저건 이제 어떻게 하지? 죽일까? (화신 힐끗...)
자기 딴에는 뭔가 정보를 갖고 있다는데, 네가... 싫으면 그냥 죽일게.
 
목호:(고개를 젓는다.) 일단 들어보자. 굳이 인질을 살려뒀다는 점도 신경 쓰여.
 
청연:알았어... (정보 다 토해내면 죽여야지.)
야, 더 지껄여봐.
 
니알라토텝의 화신:아니, 뭐, 예...
일단은 성공하신 걸 축하드립니다.
그렇게 말하며 화신은 당신의 앞에서 박수를 칩니다.
 
니알라토텝의 화신:사실 세계를 구할 방법은 특이점을 제거하는 것 외에도 있었거든요.
특이점은 왜 특이점일까요?
그들은 멸망을 촉발시키는 한편 세계를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이므로 특이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누군가에게 '구해지는 것'으로...
생명을, 운명을 구원받는다는 변수만으로도 특이점은 변이합니다.
그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맞잡은 두 손을 본 순간, 청연은 확신합니다.
바라던 모든 것은 이루었습니다.
아주 잠깐동안 시간이 멈추고 당신은 미래를 봅니다.
새로 태어난 특이점은 6개가 하나,
특이점의 영웅이라는 운명을 나눕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이것으로 크리쳐 사태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악신의 강림을, 테러를,
누군가의 변심과 학살과 같은 잘못의 반복을 막을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크리쳐와 인간의 구분 같은 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강인한 의지가 굳건한 상징이 되어 우리를 지킵니다.
우리는 예고된 절망과 약속된 멸망으로부터 끊임없이 저항합니다.
수십, 수백, 수천, 수만,
그리고 또다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세계에서 사람은 사람을 구하고,
또 구해진 사람은 또다른 사람을 구하고…
그렇게 온 세상이 특이점으로 뒤덮일 때, 우리는 구원 받습니다.
필멸자들의 결속된 강렬한 선의는 불멸자들에게 ‘시시한 것’이 되어 마침내 신들의 관심 밖으로 멀어집니다.
길고 긴 시간이 흐릅니다.
마침내 지켜낸 그 자리에, 당신이 지키고 싶었던 사람들은 전부 살아있습니다.
...
화신의 살살 웃는 얼굴 아래로 갈색 끈으로 꿴 ‘캣츠아이’ 원석 목걸이가 드러납니다.
그것은 신들의 눈입니다.
화신은 신의 심부름꾼, 그 원석이 매개가 되어 이곳의 상황을 생생하게 중계하고 있었습니다.
화신을 살해하거나 그 원석을 박살 내면, 신들은 일시적으로 시야를 잃습니다.
건드리지 않더라도, 화신은 변덕을 부려서 두 사람의 앞에서 목걸이를 박살 냅니다.
원석이 가루가 되어 바닥으로 흩어지는 순간, 원통한 듯 앓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메아리칩니다.
울컥, 하고 입에서부터 검은 피가 흘러나옵니다.
바로 옆에서 목호가 당황한 표정으로 당신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무언가 괜찮다고 말하려고 해도, 입을 여는 순간 잿빛 가루가 떨어지고 검은 연기가 흩어집니다.
이대로라면 목호가 보는 앞에서 변이할 것입니다.
두 사람의 트라우마 그 자체로요.
남은 시간은 5분.
이 자리를 떠나야 합니다.
 
청연:잘 됐다, 이제 전부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거야.
내가 아무도 죽이지 않았는 데에도, 멸망해가는 세계선들을 건져냈으니까.
미안... 내가 모자라서 너까지 귀찮게 했네. 그래도 안심해줘. 이제, 안전지대도... 세계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으니까.
이제 마음 놓고 돌아가도 괜찮아.
 
목호:무슨,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목적을 달성했다면, 함께 돌아가면 되는 일 아닌가?
 
청연:함께는 못 돌아가지. 네 파트너가 네 세계에서 기다리고 있잖아, 목호.
나는, 내가 알아서 할게. (입가를 소매로 거칠게 문질러 닦는다.)
지금까지 고마웠어.
지금까지 고마웠어.
그 말을 끝으로 청연은 달아납니다.
...
이곳은 설산입니다.
어떤 세계인지, 어떤 시간인지,
정신이 혼미해진 당신은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
이상한 건 당신을 쫓아오는 자가 어디로 도망쳐도 반드시 당신을 찾아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고보니, 어마어마한 희생을 내고 이쪽 세계로 건너온 청연을, 목호는 어떻게 따라온 걸까요.
푸른색과 잿빛이 맞닿는 경계 위로 하얀 김이 번져옵니다.
차가운 바람이 눈을 얼리는 듯한 감각에 눈가를 문지르면, 뒤에서 당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두툼하게 쌓인 눈이 내딛는 발걸음을 붙잡습니다.
뒤돌아보면 안 돼,
내면의 목소리가 당신을 꼬집듯이 속삭입니다.
그리하여 당신은 하염없이 앞으로 걸어갑니다.
남은 시간은, 앞으로...
완전히 지쳐버린 다리가 더 이상의 움직임을 거부하고 멈춰선 순간,
당신은 새하얀 눈밭 위로 고꾸라집니다.
코와 입 안으로 쓰라린 냉기가 밀려 들어옵니다.
오른쪽 다리의 강렬한 통증이 뇌를 뒤흔듭니다.
익숙한 통증입니다.
그러니까, 분명히, 탄환이 새긴 상처였는데,
분명 불침번을 서다가 깜빡 졸아서...
아니, 아닙니다.
이건 그런 상처가 아닙니다.
청연은 마침내 생각해냅니다.
 
GM:3부 이후, 원래 있던 세계가 멸망하는 그 순간의 기억이 되돌아옵니다.
 
GM:<주문: 데이터 이전>
비용: 술자의 마력 전부.
술자와 대상의 정신을 결속 시키는 주문, 타인과 정신을 교환하는 주문, 타인에게 정신을 충격을 주는 주문, 그 모든 것들을 복합적으로 합체 및 변형한 주문입니다.
 
GM:완료 조건: 청연과 목호의 모든 것을 기억해내는 순간.
필름이 흩어지며 두 사람의 모든 순간이 스쳐 지나갑니다.
청연과 목호의 데이터는 함께 또다른 세계로 넘어왔습니다.
그러나, 시공간 이동의 충격으로 상당한 손실이 발생합니다.
시간의 협곡에 갇혀 있던 청연의 모습이 보입니다.
목호의 데이터는 파쇄되어가며 작은 파편을 날려보냅니다.
그것은 시간의 협곡에서 푸르게 빛나며 나비처럼 날아와 청연의 손등에 앉습니다.
일어나.
작은 재촉과 함께.
그리고, 그것은 테러를 목격한 목호의 앞에도 나타났습니다.
불타는 도시를 보며 광기에 빠지기 직전, 푸른 나비는 그 안에 스며듭니다.
데이터 깊숙하게 각인된 것은 당신의 존재, 희망입니다.
그러므로 목호는 가까스로 정신을 다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주저앉던 목호는 총을 들고 걸어갑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무너지지 않을 힘과 의지를 지닌 채로,
다음을 기약하며.
한 개, 그리고 한 사람분의 중앙 관리 체제의 데이터가 닫히기 직전인 차원의 문의 틈새를 벌립니다.
푸른 나비의 기적이 일어납니다.
두 사람의 인연이 완전히 끊기고 청연이 완전히 절망에 빠지기 전,
목호는 당신의 앞에 나타났습니다.
 
목호:곁에 있잖아.
 
GM:조건 충족, 전이가 완료됩니다.
청연, 그리고 목호의 기억이 돌아옵니다.
당신과 모든 모험을 함께한 '파트너' 목호는 단 한 순간도 당신의 곁을 떠난 적 없습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목숨을 걸었고,
세계를 구하기 위해 맞서 싸웠고,
어떤 날은 배신했으며,
또 배신 당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기억의 끝에서도 서로의 곁에 있길 선택했습니다.
 
목호:그러니까 살고 싶다고 말해!
먹먹하게 흐린 하늘,
먼지처럼 흩날리는 눈송이,
살갗이 찢어지는 듯한 추위.
목호는 청연의 허리춤에 매달려있던 고대신의 증표를 빼앗아, 청연에게 휘두릅니다.
그 날카로운 칼끝은 정확히 심장부에 박힙니다.
모든 세포가 비명을 지릅니다.
내부에서부터 식물이 뿌리를 내리고 저항하듯, 꽃을 피우듯 꿈틀거립니다.
몸을 구성하는 신체 조직들이 벌어지고, 아뭅니다.
아니, 톱니바퀴가 움직인 것도 같습니다.
헤집어진 심장에서부터 검은 구름덩어리가 피어오릅니다.
연산할 수 없는 범위의 숫자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순식간의 생명력이 빠져나가고, 수복되고, 빠져나가고, 수복되기를 반복한 끝에,
청연을 좀먹던 끔찍한 존재가 청연에게서 떨어져나갑니다.
당신은 피 웅덩이 속에서 깨어납니다.
재빠르게 고동치던 심장은 차츰차츰 살갗을 여미며 아뭅니다.
그리고 깨닫습니다. 청연은...
이것으로 평범한 인간이 되었습니다.
 
청연: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rolling 1d3
 
(
2
 
)
 
 
=
2
왜, 이렇게까지 해?
왜 나를 구하러 왔어?
 
목호:이해가 되지 않는 질문이군. 그거야 당연하잖아.
파트너니까.
네가 나를 구했듯, 나도 너를 구하는 것뿐이다.
 
청연:바보같은 자식...
실패하면 전부 끝이었는데. 너는 그냥 살아가기만 하면 됐는데...
 
목호:그런 거, 절대 용서하지 않아.
목호가 당신의 멱살을 잡아 일으킵니다.
그 순간 만큼은 정신 없이 흔들리던 시야가 아주 느리게 모든 상황을 포착합니다.
새하얀 풍경,
주변으로 흩어지는 검은 입자,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당신의 팔을 잡아끄는 목호,
그가 말합니다.
 
목호:자, 클라이막스다. 총을 들어.
너는,
최강의 인류니까.
‘그것’이 이곳을 굽어봅니다.
손에 쥔 무기는 변변치 않고,
청연과 목호는 별볼일 없는 인간의 몸입니다.
두 사람 다 너덜너덜해진 와중에 지난 번처럼 한 번에 괴물을 쓰러트릴만한 각성제조차 없습니다.
심지어 이 에너미는 더 강해졌네요!
하지만 두렵지 않습니다.
당신에겐 동료들이,
그리고 차원 너머에 더 많은 동료들이 있으니까요.
 
GM:최종 전투의 규칙이 공개됩니다.
 
청연:여기서 지면, 정말로 멋 없겠는데?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3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4
체감 하기엔 굉장히 오래전 같은데, 그래도 제대로 나가긴 하는 구나.
 
완성된 인공 아자토스:
비무장
기준치: 100/50/20
굴림: 4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63
청연의 솜씨가 녹슬지 않아 다행입니다.
완성된 인공 아자토스의 촉수가 바로 옆을 스칩니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단 한 번의 실수로 존재 자체가 먼지가 될 것이란 걸요.
 
목호: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피해: 11
 
완성된 인공 아자토스:
비무장
기준치: 100/50/20
굴림: 4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44
탄환에 꿰뚫린 아자토스가 거대한 촉수를 뻗어냅니다.
4회의 공격이 옵니다.
 
완성된 인공 아자토스:
rolling 1d2
 
(
2
 
)
 
 
=
2
목표는 청연입니다.
 
완성된 인공 아자토스:
비무장
기준치: 100/50/20
굴림: 8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83
 
청연: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7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2
 
GM:최종 전투의 규칙에 따라, 대미지가 나누어집니다.
청연, HP -1.
 
완성된 인공 아자토스:
비무장
기준치: 100/50/20
굴림: 8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96
 
청연: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피해: 10
 
GM:청연, HP -1.
 
완성된 인공 아자토스:
비무장
기준치: 100/50/20
굴림: 4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37
 
청연: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피해: 10
 
GM:청연, HP -1.
 
완성된 인공 아자토스:
비무장
기준치: 100/50/20
굴림: 3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90
 
청연:
회피
기준치: 50/25/10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GM:청연, HP -1.
 
청연:미안, 생각처럼 잘 안 되네...
청연과 목호는 이제 회복할 수 없는 몸입니다.
반면 적은 너무나도 건재하군요.
... 뚫리지 않을 것만 같은 먹구름 속,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하는 두 사람의 목소리에 응답합니다.
머나먼 차원에 있을 당신의 동료들이 보낸 염원이 도착했습니다.
이곳에 있을 리 없는 사람들이 두 사람의 곁에 하나씩 형상화됩니다.
헬기의 문이 열리더니, 검은 제복을 입은 실버와 제노가 뛰어내립니다.
바닥에 착지한 두 사람이 엄호를 자처합니다.
 
청연:왠지 그리운 상황인걸. (엉망인 꼴을 하고도 좋다는 듯 소리내어 웃는다.)
 
제노:웃음이 나와요? 정말 바보네요.
엔딩의 다음이 궁금해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덮어버린 이야기 속의 사람들은 죽은 것과 다름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노력하고, 뒹굴고,
엉망진창이 되어서라도 좋으니 같이 살고 싶을 뿐입니다.
 
GM:이것은 사랑, 에너미의 라운드당 공격 횟수가 1D3회로 봉인됩니다.
 
청연:하지만, 이제서야 정말로 외롭지 않아져서.
그래... 여태까지 나는 단지 외로웠던 것 같아.
이제 그러지 않아서 기뻐.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3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0
 
완성된 인공 아자토스:
비무장
기준치: 100/50/20
굴림: 9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4
 
목호: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3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3
 
완성된 인공 아자토스:
비무장
기준치: 100/50/20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52
아자토스의 턴. 2회의 공격이 옵니다.
 
완성된 인공 아자토스:
rolling 1d2
 
(
1
 
)
 
 
=
1
목표는 목호입니다.
 
완성된 인공 아자토스:
비무장
기준치: 100/50/20
굴림: 7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85
 
목호:
회피
기준치: 55/27/11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완성된 인공 아자토스:
비무장
기준치: 100/50/20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0
 
목호:
회피
기준치: 55/27/11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GM:섹시 회피 실패. 목호, HP -1.
 
청연:(뭐라고 타박하고 싶은데 방금 자긴 다 못 피해서 입만 꾹 다뭄...)
무인 전투기가 수십 체 등장합니다.
청연의 뒤에서 익숙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옵니다.
미고는 수정을 건네던 그때와 조금도 달라진 것 없는 편안한 표정입니다.
미고의 지원이 이어집니다.
사람은 왜 사람을 구할까요.
그건 사람은 사랑을 하기 때문입니다.
너무나도 닮은 두 글자는 떼어내지 못합니다.
 
GM:이것은 인연, 청연과 목호의 무기에 1D40의 추가 대미지가 붙습니다.
뒤에서부터 새하얀 제복을 입은 두 사람이 뛰어나옵니다.
무기를 근거리 모드로 전환한 콘라드와 오데트가 위족을 베어냅니다.
종장은 이야기의 종말.
이것이 종장이라면, 그 뒤에도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살아 숨쉬며 계속해서 이야기를 자아내고 있다고 소리치고 항의해야 합니다.
 
GM:이것은 용기, 에너미가 반격 능력을 봉인당합니다.
 
청연:사랑하지 못한 시간이 나는 너무나 힘들고 외로웠어.
또다시 고난과 시련이 들이닥치더라도, 나는 여기서 살아가고 싶어.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1
8
 
목호: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6
18
이 세상에는 크리쳐도, 인간도, 안드로이드도 살아가지만 아무도 끝나지 않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가장 원하고 바라는 소망.
NEVERENDING
마지막 탄환, 마지막 칼끝이 베어질 리 없을 것 같았던 거대한 형체를 파괴하는 순간,
중심으로 모여들던 검은 입자들이 강한 폭발과 함께 허공에 뿔뿔이 흩어집니다.
그리고 그것은 아주 멀리, 닿을 수 없는 시간과 공간 너머까지.
청연과 목호 역시 폭발에 휘말립니다.
총을 놓치고, 바람에 날려, 한참을 구르고 구른 끝에…
청연은 눈밭 위로 떨어집니다.
머리를 부딪친 건지, 한참동안 멍하게 잿빛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집니다.
검고 섬세한 기체를 든 목호가 이쪽으로 걸어옵니다.
새하얀 눈과 온갖 칙칙한 풍경을 뒤로 하고, 목호는 웃습니다.
다 헤진 장갑 속의 상처 투성이 손이 당신을 일으킵니다.
 
목호:일어나라.
전자기기도 맞으면 고쳐진다는데, 역시 그런 건가?
 
청연:많이 맞아봤는데, 그땐 안 고쳐졌는데 이제와서?
네가 때리니까 고쳐지긴 하더라... (여전히 멍한 얼굴로 헛소리를 중얼거리며 일어난다.)
단단하게 맞닿은 인연이 청연을 두 발로 땅을 딛고 서게 만듭니다.
기적처럼 긴 시간을 돌고 돌아 우리는 다시 이곳에, 살아서.
살아서 존재하는구나.
운명이 두 사람의 손에 의해 개변됩니다.
두 사람의 인간이 바꾼 세계의 풍경이 격변합니다.
휘몰아치던 주변을 확인할 겨를은 없지만, 희미한 꽃향기가 밀려옵니다.
두 번 다시 살아서 같이 맡을 수 없었던 그날의 봄,
당신은 목호의 어깨에 떨어진 분홍색 꽃잎을 봅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서로를 반대 방향으로 잡아 당기는 인력을 느낍니다.
설마 잊고 있던 건 아니겠죠?
청연은 크리그어 본편 세계관의 육체를,
그리고 목호는 타임리밋 시리즈의 육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제 원래 있던 세계관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목호:결말의 종류를 정할 수 있다면 이건 분명 해피 엔딩일 거다.
목호는 그렇게 말합니다.
 
청연:엔딩 마음에 안 든다고 상영실에 뛰어들어서 필름을 다 뜯어고쳐놓는 사람은 너 밖에 없을거야.
 
목호:이상하군. 그걸 도운 사람이 누구더라....
 
청연:그래, 그런 사람이라 좋아했어. 됐어?
 
목호:왜 과거형이지?
 
청연:황당하네... 태클 걸 곳이 거기야?
 
목호:당연하지 않나.
 
청연:짜증나게 진짜.
여전히 좋아한다!!! 됐냐?
그제야 목호가 해맑게 웃습니다.
이건 영원한 이별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멸망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가 된다면,
오늘은 모든 영웅의 장례식이 되겠네요.
...
눈을 감았다 뜨면 맞은편에 목호는 존재하지 않고,
청연만이 하얀 세계에 홀로 있습니다.
맞은편에 세워진 거울에는 당신의 모습이 비칩니다.
아니, 당신이었던 괴물의 존재가 비칩니다.
흉악하고 두려웠던 힘은 당신의 무기가 되어 소중한 사람을 지키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 괴물은 꾸중을 겁내는 아이처럼 머뭇거리다가 묻습니다.
 
괴물:... 저기, 내가 많이 싫었어?
나는 방해였어?
 
청연:...
네가 싫었던 게 아니야.
내 가 싫었던 거지.
네가 있었는데도, 제대로 뭐 하나 할 수 없었던 내가...
 
괴물:... 아니, 아니야.
결국 해냈잖아?
부정형의 괴물은 후련해진 표정으로 웃습니다.
그것은 청연이었지만, 청연이 아니게 된 존재.
당신의 일부이자 과거.
 
괴물:다행이야, 이제 내가 없어도...
괴물이 사라져갑니다.
손처럼 보이는 부정형의 무언가가 맞닿았다 스러집니다.
청연은 비일상과의 작별을 예감합니다.
 
괴물:너는 충분히 강하니까.
그래, 괜찮아. 이제 나는 충분히 강하니까.
대답하지 않아도 충족된 괴물은 완전히 소멸됩니다.
거울이 있던 자리에는 이제 익숙한 모양의 문이 생겨 당신을 기다립니다.
이것을 열고 나가면 모든 이야기는 마무리됩니다.
손잡이를 잡으면 누군가와 손을 맞잡은 듯한 기분이 듭니다.
안녕, 나의 괴물.
모든 이야기를 함께해줘서 고마워.
──── END. 모든 인간에게 ────
 
GM:청연, 목호 무사 생환.
이성치와 체력을 전부 회복합니다.
당신은 그 모든 일을 겪고도 살아 남았습니다. 크툴루 신화 수치가 1D30+10 상승합니다.
 
청연:16
 
GM:와 쬐끄매
 
청연:조용히해.
잊고싶어서 그래.
 
GM:그어그어.
싸라기눈이 내리는 겨울.
당신은 도심 한복판에서 눈을 뜹니다.
황홀할 정도로 반짝이는 온갖 색채의 네온 사인,
사람들은 저마다 바쁘게 움직이며 그들의 하루에 충실히 보내고 있습니다.
희미하게 캐롤이 들려옵니다.
온갖 색의 전등으로 포장한 백화점이 시선을 끕니다.
당신이 입고 있는 옷은 얇은 코트,
머플러 하나 없는 목이 휑해 겨울 바람이 아낌없이 쏟아집니다.
선물을 껴안은 아이들이 웃으면서 당신의 곁을 스쳐지나갑니다.
검은 머리카락과 붉은 머리카락의 두 사람이 붕어빵을 몇 마리를 사야 할지를 두고 티격태격 다투고 있습니다.
남매처럼 친해보이는 두 사람도 크리스마스 특선 영화는 뭐가 좋을지 영화관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중절모가 근사한 노인이 뒤에서 훈수를 둡니다.
그리고,
그 수많은 군중 속에서도 당신의 시선을 잡아끄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천천히 뒤를 돌아 당신을 응시합니다.
한손에는 케이크를, 한손에는 선물이 담긴 종이 봉투를 든 채로…
목호가 웃습니다.